정독능력 향상 출발점

국어영역 난이도가 높아짐에 따라 나날이 국어공부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이것을 긍정적 현상으로 봐야 할 지 일시적 시류로 치부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글이 탄생한 이래 국어공부 방법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뜨거웠던 적은 없는 듯하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쏟아내는 국어학습에 대한 사견들은 검증이 되지 않은, 일반화하기 어려운 주장들이 많아 더욱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때다.

국어공부를 시작하는 출발점부터 생각해보자. 언어의 기본기부터 준비하는 학생은 초등 시기에 `독서, 논술, 한자 학습`부터 철저히 다지며 시작한다. 하지만 중등 시기에는 내신시험에서 문학이나 문법 유형을 자주 틀리게 되면 시험공부의 일환으로 성적을 올리기 위해 보습학원을 찾는 학생들도 많다. 고등 시기에도 내신이나 모의고사 성적의 고민으로 국어공부를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있지만 `대학입시`라는 무게감이 본격적인 국어학습의 계기로 작용한다. 이처럼 국어공부는 그 출발점부터 각기 다르다. 어느 것이 옳은 방법, 좋은 시기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국어공부가 독서과정을 통해 99%형성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휘를 새기며 핵심어를 간추려 기억하는 정독능력을 기르는 것이 국어공부의 출발점이다.

그렇다면 국어시험의 출제원리를 살펴보자. 국어시험의 평가방식을 정확히 알아야 시험대비도 잘 할 수 있다. 국어시험의 문제유형은 객관식, 주관식, 서·논술형 문항으로 나눠진다. 객관식은 대체로 5지선다의 선택지를 제시하고 정답을 고르도록 하지만 주관식이나 서·논술형 문항은 문제의도를 파악해 정답을 직접 찾아 써야한다. 정답을 제시하는 방식은 차이가 있지만 문제의 풀이 과정은 비슷한 순서를 거친다. 다시 말해 모든 국어문제는 `지문독해, 문제의도 파악, 보기 조건분석, 정답 제시하기`의 과정을 거친다. 내신시험이라 하더라도 교과지문에 교과외 연계지문을 출제할 수 있고 수능은 교과전범위에 EBS지문을 활용해 출제하므로 문학영역만 해도 작품수가 1000여 편에 이른다. 그러니 독해력이 더욱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비문학은 문학보다 본질적인 독서능력을 요구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흔히 고난도 지문이라고 하는 과학, 기술, 경제, 법학, 논리학 등 전문분야의 내용이 제시된다. 또 전문용어와 함께 2500자 이상의 길고 복잡한 글이 출제된다. 책 좀 읽었다는 학생들도 정리과정에서 어휘력 혹은 시간안배 등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지문의 독서능력을 기르는 독해습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독서방법에 있어서는 교사 개인의 독서경험과 지도방법론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무엇이 옳다 그르다 하는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 때 판단기준이 부족할 때는 이것만 기억하자. 독해력은 제아무리 효율적이고 유명한 방법론이 있다 할지라도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법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문장구조에 대한 자기주도적 독서경험이다. 그러므로 훌륭한 독서교사는 학생의 정독과정을 관찰하고 코치한다.

독서능력을 어느 정도 갖췄다 할지라도 논리적 사고력이 부족하면 문제를 잘 풀 수 없다. 국어문제는 다른 과목에 비해 출제의도를 숨기려는 경향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국어문제집을 아무리 많이 풀었어도 낯선 어휘와 복잡한 문장구조를 통해 숨겨놓은 출제의도를 발견하지 못하면 그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익힌 개념을 적용할 수조차 없게 된다. 따라서 국어는 문제유형을 암기, 대입하려는 단편적인 공부에서 벗어나 낯선 어휘에 대한 추론능력과 길고 복잡한 문장구조에 대한 독해력을 점검하며 꾸준히 새로운 유형의 문제풀이 연습을 해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문학과 문법영역은 국어공부에서 유일하게 지식개념을 요구하는 분야다. 위에서 언급한 독해력과 어휘력의 기본기를 다지고 이를 토대로 문법과 문학개념을 학습하면 국어공부의 속도와 탄력이 붙는다. 대체로 중·고등시기에 성적하락으로 갑작스레 국어보충을 하러온 학생들은 여전히 국어의 기본기와 습관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그 회복도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학생 스스로가 앉아서 듣는 강의와 지식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그러니 강의 의존적 국어학습은 시간과 돈만 낭비하게 되는 맹목적인 투자가 되는 셈이다.

최강 미담국어논술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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