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자 "사업 성격 자체가 교육청에서 진행할 수 있는 사항 아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공약했던 `지역화폐 조성` 사업이 폐기 위기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공약사업 이행계획 문서. 사진=세종시교육청 홈페이지 캡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공약했던 `지역화폐 조성` 사업이 폐기 위기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공약사업 이행계획 문서. 사진=세종시교육청 홈페이지 캡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공약했던 `지역화폐 조성` 사업이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 교육감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임기 내 세종형 지역화폐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공약실행계획서에는 교육청 자체 예산 8억 5000만 원을 투입하는 지역화폐 사업계획이 담겼다. 하지만 교육청 내부에서는 지역화폐 공약은 교육청 사업으로 진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폐기를 검토하고 있다.

지역화폐는 특정 지역 내 주민들이 그 지역에서만 유통되는 화폐로 지역내 자금 유출을 막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로 지자체가 발행하고 해당 지역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카드형 화폐로 모바일 앱과 연동해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세종시교육청의 공약실행계획서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오는 9월까지 6개월 간 타당성 연구를 진행하고 세종형 지역화폐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돼 있다. 외국 및 타시·도 지역화폐 사례를 분석해 세종형 지역화폐 모델을 구안하고 지역화폐 추진단을 구성해 올 하반기까지 세종형 지역화폐 실행계획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했지만, 10개월째 아무런 진척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화폐 도입 공약담당 부서에서는 공약 폐지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공약을 추진하는 담당자 인수인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행정력 부재도 드러났다.

지난 1월 최 교육감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당시 개별 공약 담당부서와 담당자가 대거 변경됐음에도, 현재 실행계획서에는 기존부서 담당자가 그대로 올라와 있다.

세종시교육청 교육협력과 관계자는 "지난 3월에 새로 발령을 받아 전(前) 담당자에게 현 상황을 확인해봐야 한다"며 "지역화폐 공약은 지난해 공약사항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검토를 해보니 사업의 성격 자체가 교육청에서 진행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 폐지를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6월 공약이행평가단 회의를 개최해 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 정책기획과 담당자는 "업무분장상 담당자 변경 현황을 정리해서 6월 말까지 전부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최 교육감이 지난 선거 때 공약을 만들면서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선거용 공약이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국매니페스토 본부 관계자는 "지킬 수 없는 공약을 남발하기 보다는 처음부터 재정 여건 등 실현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실행 불가능한 공약을 처음부터 걸러내지 않고 남발하면 결국 신뢰를 잃게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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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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