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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왕좌의 여유

2019-05-09기사 편집 2019-05-09 08: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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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한창인데 세계는 '겨울이 온다(Winter is coming)'에 열광하고 있다. 왕좌의 게임이 다시 시작됐기 때문이다.

왕좌의 게임은 2011년부터 방영된 HBO의 드라마다. 2017년까지 매년 시리즈가 나왔고 올해 최종편인 시즌8이 방영 중이다. 가상 세계 속 웨스테로스 대륙 칠왕국의 패권을 둘러싼 다툼과 '화이트 워커'라는 미지의 존재로부터 세상을 지키기 위한 저항이 그려진다. 불을 뿜는 용과 사람을 되살리는 마법이 나오는 등 영화 '반지의 제왕'과 같은 판타지 계열의 시리즈드라마다.

2010년대 드라마 중 왕좌를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 광팬인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당시 시즌 6 방영 전 미리 DVD를 받아 첫 시청자가 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즌7 마지막 에피소드는 미국에서만 1200만명이 시청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시즌 8의 1회 시청자는 스트리밍을 포함해 1740만 명에 달한다. 한국을 비롯한 150여 개국에서 방영되고 재방송이나 불법복제 다운로드로 보는 이들까지 감안하면 전 세계 시청자는 적게 잡아도 수천만명이다. 예고편 영상 조회수는 지난 3월 인터넷에 올라온 후 열흘도 안 돼 1억뷰를 찍었다.

한 시즌에 1억 달러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제작사인 HBO는 사활을 걸고 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음식까지도 중세시대 조리방법으로 만들 정도다. PPL(제품 간접 광고)은 끼어들 여지조차 없다. 그러나 최근 주인공 대너리스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현대적인 커피컵이 나와 화제가 됐다. 촬영 현장에 있던 평범한 컵이었지만 공교롭게도 스타벅스의 컵과 비슷한 디자인이라 PPL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제작사는 곧바로 공식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이번 에피소드에 나온 라떼는 실수였다. 대너리스가 주문한 건 허브티였다." 왕좌에 오른 자에게서 느껴지는 여유가 돋보인다. 대작의 명성에 옥에 티가 될 만한 실수를 또 하나의 화젯거리로 바꿔놓은 유머다.

PPL 때문에 대본을 수정하기도 하는 국내에선 보기 힘든 유머다. 장인정신이 있다고 꼭 정상의 자리에 오르진 않는다. 그러나 장인정신이 있어야 왕좌를 차지할 가능성이 생긴다. 부단히 문을 두드리다 보면 방탄소년단 같은 세계적 드라마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용민 지방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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