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의 결정적 순간들] 전영백 지음/ 한길사/ 560쪽/ 3만 2000원

현대미술의 결정적 순간들
현대미술의 결정적 순간들
`야수주의(Fauvisme), 입체주의(Cubisme), 표현주의(Expressionismus), 초현실주의(surrealism)…`

현대미술은 `이즘(-ism·-주의)`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이즘`은 현대 미술의 꽃이다.

`이즘`은 어디에서 발원했을까.

18세기부터 19세기 말까지 서구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전시회로 군림한 관전 살롱이 열렸다. 왕립 관전 살롱은 8주간, 50만 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방문할 정도였다. 당시 현대미술이 점차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지만 대부분의 관객은 현대미술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당시 현대미술 작가들은 마치 선전포고를 하듯, 전시회를 열고 작품을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야수주의의 `살롱 도톤`과 입체주의의 `앙데 팡당`이다.

야수주의는 사조의 이름 자체를 전시에서 얻었다. 1905년 제3회 살롱 도톤에서 그들의 작품을 처음 본 평론가들이 "야수들"이라고 평가한 데서 유래한 것이다.

야수주의 `살롱 도톤`에서 그랬던 것처럼 입체주의 역시 `앙데 팡당`에서 이름을 얻었다. 1905년에 열린 야수주의 전시와 1911년에 열린 입체주의 전시는 `이즘`을 정립시켰다. 이는 전시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기존 미술책이 사조나 인물 등을 중심으로 다루는 데 그쳤다면 이 책은 전시사(展示史), 즉 전시를 중심으로 그 배후에서 미술사를 움직인 작가, 비평가, 아트딜러 등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아리송한 현대ㅁ술이 여러 행위자의 인간사와 겹쳐지는 지점에서 미술사는 특유의 역동성과 구체성을 회복한다.

특히 기존의 틀을 깨는 대담하고 도발적인 시도로서 `첫 전시`의 역할을 조명해 현대 미술의 꽃인 `~ism`의 탄생과 전파를 구체적으로 추적한다.

저자는 20세기 모던아트의 문을 연 야수주의와 입체주의를 시작으로 표현주의, 다다, 초현실주의, 추상미술을 거쳐 팝아트, 누보 레알리즘, 미니멀리즘, 개념미술의 중요 전시와 이즘을 소개한다.

이 책은 현대 미술의 중요한 분기마다 결정적 역할을 한 전시들을 소개한다.

단순히 `이런 일이 있었다`고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그 사건의 주인공들이 빠져든 고뇌, 맞닥뜨린 사건, 성공과 실패, 전후 맥락과 미술사적 영향력을 고루 다룬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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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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