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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 공포'가 바꿔온 인류 삶 조명

2019-05-08기사 편집 2019-05-08 16: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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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의 복음] 낸시 톰스 지음/ 이춘입 옮김/ 푸른역사/ 508쪽/ 2만 7900원

첨부사진1세균의 복음

2019년 봄 전국에 A형 간염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대한민국이 감염 공포에 빠졌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젊은 층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A형 간염에 대한 항체 보유율이 떨어지는 게 확산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혹은 뜻하지 않게 인간은 균에 대한 공포를 안고 살아간다.

겨울엔 독감, 여름엔 식중독. 사계절 내내 인간은 균들의 침투를 받고 대항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어디에나 있는 균은 인간 몸 속에 잠복해있다 약해진 틈을 비집고 기어이 기회를 잡아낸다.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보면 세균과 무관한 행위가 거의 없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시작되는 일상적인 행위들. 샤워, 양치질, 청소, 설거지나 빨래 등이 그렇고. 집 밖에서 활동한 뒤에는 반드시 옷을 털고 손과 발을 씻는 등의 행위가 그렇다. 감기나 독감 등의 유행병이 돌 때는 이들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더 안간힘을 쓰는 것도 이런 맥락 속에 있다.

'청결 담론'이 서양에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것은 '세균'의 존재를 믿으면서부터였다.

균을 피하는 행위는 19세기 중반에 시작됐다. 균 기피 행위는 오늘날까지 거의 대부분 지속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호텔 화장실에 처음 사용되기 시작한 두루마리 휴지, 매트리스와 침구를 감싼 하얀 천, 일회용 위생용품 등이나 의사의 하얀가운, 심지어 입 속에도 청결제를 사용하는 등 모든 곳에 살균제를 보편적인 일상 용품이 돼버렸다.

인간은 한 때 세균을 완전 정복했다는 오만에 빠지기도 했다.

1960년대 말, 미국 정부는 자신만만하게 세균을 완전히 정복했고 감염병으로부터 인간이 완전하게 해방됐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불과 20년이 지나지 않아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질병이 발병했다. 후천성역결핍증(AIDS)이다.

저자에 따르면 확실한 치료제가 없는 새로운 질병이 나타나자 이전 세대가 보였던 세균에 대한 맹신, 즉 복음이 되살아났다. 그리고 그 복음은 히스테리를 낳으면서 성적·인종적인 차별과 배제의 기제가 됐다.

이 책은 단순히 세균에 대한 역사만은 아니다. 과학적 개념이 대중적 믿음으로 변화하는 복잡한 과정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세균에 대한 역사적 변천과 더불어 그 변천 속에 내재한 인간의 삶과 미묘한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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