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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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간염은 2008년 봄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게 됐다. 간염은 말 그대로 간에 염증이 생겼다는 뜻이다. 풀어 말하면 간세포가 염증으로 파괴되는 병이다.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A, B, C, D, E, G 까지 6 종류가 있다. B형, C형은 만성 간염으로 6개월 이상 간세포에 남아 조금씩 간세포를 파괴한다.

이와 달리 A형 간염 바이러스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간세포를 더 심하게 손상시키는 특성이 있다. A형 간염은 사시사철 꾸준히 발생하지만, 올해 유독 환자 수가 크게 늘었다.

A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은 주로 물이나 음식 등의 섭취를 통해 이뤄진다.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분변을 통해 바이러스가 체외로 배출되게 되며 이에 오염된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하게 되면 감염된다. 가족 간의 전염 이외에도 공동생활을 많이 하는 학교나 직장도 전염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전염성이 높아 구성원 중 한명이 걸리면 주위 사람에게 쉽게 옮길 수 있다.

성인이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한 달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감염자의 80% 정도에서 전신증상이 급격히 발생한다.

초기에는 주로 발열, 오한, 근육통, 피로감, 메스꺼움, 구토, 식욕부진, 우측 상복부의 통증 등 전신증상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자신의 간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 생각하지 못하고 단순 감기로 여겨 감기약을 복용하며 지내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초기의 전신증상은 보통 일주일 이내 회복되지만 점차 황달이 나타나게 된다. 소변 색이 혈뇨가 있는 것처럼 짙어지고 눈과 피부색이 노랗게 변하면 A형 간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황달이 지속되는 기간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다. 대개 1-2주 내 회복되기 시작해 1-3개월 이내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6-12개월 간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다른 간질환을 앓거나 만성 음주자, 고령, 임산부 등의 경우에는 A형 간염이 치명적일 수 있다. 간세포가 급격히 파괴되면서 간부전이 발생할 수 있고 드물게는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치사율은 0.1-0.3%로 알려졌다. 환자 1000명 중 1-3명 정도가 숨질 수 있다. A형 간염의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백신이다. 2회 접종이 기본이다.

한번 맞고 6개월 후에 추가접종을 하면 방어력이 많이 올라간다. 한번 방어 항체가 생기면 평생 면역이 유지된다. 2012년 이후에 태어난 어린이들은 A형 간염 예방접종을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다.

그 이전에 태어난 소아청소년과, 20-30대가 접종 권고 대상이다. 만성 간질환자나 간이식, 혈우병 환자도 예방 접종이 필요하다. 외식업이나 보육업 종사자, 의료인 등도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

예방 접종의 효과는 한 달 뒤에 나타나기 때문에 개인위생 관리도 중요하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입을 통해 들어온다. 물과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한다.

물은 항상 끓여 먹고 음식은 85도 이상에서 1분 간 가열해야 한다. 분변에 있던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때문에 화장실을 다녀왔다면 요리하기 전, 식사 전에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이태희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다른 바이러스성 간염과는 달리 A형 간염은 회복되면 후유증이 남지 않고 평생 면역을 얻게 된다"며 "감염을 막기 위해 백신 접종과 개인위생 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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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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