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풍부한 몽골 헤를렌(Kherlen) 강유역의 초원.  [사진=대전일보DB]
바람이 풍부한 몽골 헤를렌(Kherlen) 강유역의 초원. [사진=대전일보DB]
30년여 전 원유를 해저 수심 200m 이하의 대륙붕에서 주로 채굴했다면, 이제는 수심 3000m 이하의 해저에서 원유를 채굴하고 있다. 불과 30년여만에 거의 전세계 모든 대륙붕에 존재하던 원유를 거의 소진하고 심해에서 원유를 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 사실만 보더라도 원유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고갈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원은 고갈되고 있는데, 인구는 늘어난다. 1999년 60억을 돌파한 세계인구는 현재 77억에 달한다. 12년마다 약 10억명 씩 증가하고 있어 세계대전이나 대규모 자연재해가 없다면, 2040년 쯤 지구인구 100억 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인류는 2차대전 이후 기술의 혁신적인 발달로 식량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 왔지만, 100억의 인구가 지구에서 살아가는 것이 지속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미국이 세일가스를 개발함으로써 전세계의 에너지 부족으로 인한 혼란의 시간을 지연시켰을 뿐 에너지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고갈 염려가 없는 궁극의 에너지는 핵융합으로 알려져 있다. 핵융합 기술은 방사능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고 폭발위험도 없다. 국제공동연구로 프랑스에서 ITER 프로젝트가 진행중이고, 지난 2월 기초과학연구소의 KSTAR는 고온, 고밀도의 플라즈마를 1.5초 동안 1억℃ 이상을 발생시킴으로써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핵융합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어 인류가 혜택을 누리려면 앞으로 50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화석에너지의 대안으로 수소가 급부상하고 있다. 수소는 물을 전기 분해하는 수전해 기술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수전해를 통해 얻어진 수소는 기체 또는 액체로 저장해 운반하거나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전기를 동시에 얻기 위한 기술 개발되어 상용화가 진행 중이다. 수전해 효율은 약 70%, 연료전기 효율은 약 60%로 이들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또 수전해에 필요한 전기를 풍력과 태양광으로 생산·저장하는 실증연구가 독일, 프랑스, 덴마크, 미국, 일본 등에서 P2G(Power to Gas)프로젝트로 확대되고 있다. 또 전기에서 수소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수소를 메탄가스로 변환해 기존의 가스파이프라인을 통해 운송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전세계는 원자력과 석탄에너지에서 신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 논쟁으로 뜨겁다. 우리나라 에너지 수입액은 1451억 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27%에 달한다. 원자력발전의 감축과 미세먼지 대책으로 LNG발전의 확대, 그리고 원유가격의 상승으로 전년대비 수입액이 늘었다. 또 원자력 방사선유출의 위험성과 석탄 발전에 의한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발생으로 인한 유해성, 이산화탄소 발생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문제 등과 겹치면서 에너지 전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40년 재생에너지 목표 비중을 30-35%로 하는 내용의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안(4030정책)을 지난달 19일 발표했다.

이에 몽골 등 중앙아시아의 바람과 태양은 우리의 희망이 될 수 있다. 몽골의 끝없이 넓은 사막화 되어 가는 초원에서 태양광, 풍력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 이를 이용해 물을 수전해해 수소를 추출한 뒤 액화 후, 기차로 운송해 사용할 수 있다면 대체에너지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몽골에는 더없이 넓은 땅과 바람 그리고 태양이 우리를 기다리는 천연자원이 있다.

유럽의 선진국들이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안보적 관점에서 필사적으로 재생에너지를 도입하고 있어, 우리도 재생에너지를 안보적 관점에서 바라보았으면 한다. 재생에너지는 `에너지 자립`을 기해 수입을 감축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 뿐 아니라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 등 정치적·경제적 상황이나 재난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를 고려했을 때, 국가에너지 자립도를 안보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정부의 4030정책은 너무 부족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지현 ㈜삼원밀레니어 대표이사·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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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날라흐(Nalaikh) 구의 농구장에 설치된 태양열 가로등.  [사진=대전일보DB]
몽골 날라흐(Nalaikh) 구의 농구장에 설치된 태양열 가로등. [사진=대전일보DB]
경남 거창군에 위치한 감악산 풍력단지의 풍력발전기.  [사진=대전일보DB]
경남 거창군에 위치한 감악산 풍력단지의 풍력발전기. [사진=대전일보DB]
이지현 ㈜삼원밀레니어 대표이사·공학박사
이지현 ㈜삼원밀레니어 대표이사·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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