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 한남대학교 교수
이주형 한남대학교 교수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은 어디가 있을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갤러리와 미술관을 떠올릴 것이다. 대전에도 다수의 갤러리와 미술관이 있으며, 아마도 꽤 많은 시민들은 그곳에 방문해 본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갤러리와 미술관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여러 부분을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갤러리는 상업 공간, 미술관은 공적 공간이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일 것이다.

그렇다면 상업 공간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전시되는 작품의 판매를 목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갤러리는 자신들의 안목을 통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작품들을 찾아내고, 이를 전시 및 판매해 작가들과 이익을 공유한다. 이러하니 많은 갤러리들은 좋은 작가를 찾아내려 노력하고, 그곳에 방문하는 관람객들을 고객으로 대한다. 따라서 갤러리는 입장료가 없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가 있을 때도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입장료가 없고, 관람에 제한이 없다고 봐야 한다. 백화점에 물건 사러갈 때 입장료 내고 들어가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편하게 문턱을 넘어도 좋은 곳이다.

다음으로 공적 공간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전시되는 작품이나, 소장한 작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 임무는 작품의 수집과 보존, 시민과의 공유이며,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인 이익에 집착하지 않는다. 대신에 해당 미술관이 속해 있는 지역 사회나 미술관 스스로의 거시적인 목표를 위해 모든 재원을 투자해 운영한다. 따라서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작품들은 사회적, 문화적, 미술사적으로 중요성을 인정받고 선택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민간에서 경영하는 갤러리와 달리, 미술관은 지자체나 재단 같은 공적인 기관을 통해 운영되고, 제한적인 예산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입장료가 있다. 하지만 이 입장료는 저렴하고, 시민을 위해서 다시 미술관의 운영에 투입된다.

갤러리란 그리스에서 사람들이 대화하고 학습하며 거닐던 지붕이 있는 긴 복도를 지칭하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이러한 갤러리와 우리가 흔히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라는 의미에서 부르는 뮤즈(Muse)들이 모인 집이라는 의미를 가진 미술관(뮤지움)은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곳이다. 혹시라도 갤러리와 미술관에 거리감을 갖고 있다면 이런 글을 통해 덜어내시기 바란다. 그리고 날씨도 좋은 요즈음, 가볍게 근처의 갤러리나 미술관을 다녀보는 것은 어떨까?

이주형 한남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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