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체육시설 인프라가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대전시민 1인당 체육시설 면적이 1.49㎡로 인천(3.0㎡), 울산(2.5㎡), 대구(1.6㎡), 부산(1.51㎡), 광주(1.50㎡) 등 6개 광역시 중 꼴찌다. 이쯤 되면 체육도시이기를 포기한 거나 다름없어 보인다. 인프라가 취약하니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낼 것이란 기대도 착각에 불과하다. 체육시설을 확충하고 스포츠 산업과 마케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스포츠는 보고 즐기는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산업으로 인식된 지 오래다. 스포츠가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확산되면서 지자체에서는 스포츠마케팅을 통한 지역 스포츠 산업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대전도 야구와 축구가 대표적 스포츠로 꼽힌다. 한화 그룹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한화 이글스는 지난해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흥행에 성공을 거둔 반면 대전시가 구단주인 대전시티즌은 1부 리그 승격이 좌절돼 4년째 2부 리그에서 뛰고 있다. 한때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던 시티즌의 인기가 시들해져 가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전시가 지역 스포츠의 총체적 위기를 진단하고 정책을 세울 `스포츠마케팅 전략 중기계획` 용역을 진행키로 한 것은 늦은 감은 있으나 다행이다. 1년에 고작 3-4건에 불과한 전국대회를 확대 유치하는 방안도 찾아본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376억 원을 들여 엑스포 과학공원에 짓는 500석 규모의 e-스포츠 상설경기장은 대전의 스포츠마케팅을 위한 최대의 호재란 점에서 기회로 삼아야 하겠다.

그동안 지역에선 스포츠마케팅 전문 인력 양성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귀 닫고 있다가 뒤늦게 스포츠마케팅에 나선 만큼 좋은 결과물이 기대된다. 시티즌이 2부 리그에 머물고 있는 점도 스포츠마케팅 부재에서 비롯된 것으로 반면교사로 삼을 일이다. 이제는 대전 시민을 위한 대전형 스포츠마케팅 전략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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