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석탄화력발전소가 주범… 탈석탄 친환경에너지 전환 급선무

미세먼지는 우리 생활의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언제인가부터 미세먼지와의 전쟁이 생활화돼 버렸다. 야외로 나가려면 마스크부터 챙겨야 하고, 날씨를 검색해도 미세먼지에 눈길이 간다. 미세먼지가 `좋음`이면 하루의 시작이 즐겁고, `나쁨`으로 나오면 하루가 힘들고 길다. 오죽하면 미세먼지가 많은 날을 빚대 `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로 가득하다`는 삼한사미(三寒四微)란 말까지 나왔을까.

국내 미세먼지 발생은 직접배출과 간접배출로 구분된다. 직접배출은 경유차, 각종 사업장, 석탄화력발전소 등이 원인이다. 이 가운데 석탄화력발전소는 미세먼지 최대 단일배출원이자 기후변화로 인한 대기정체를 유발하는 온실가스의 주범이다. 간접배출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이 미세먼지로 전환되는 것이다. 정부는 간접배출이 전체 미세먼지 배출량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NASA와의 공동연구 결과 중국 등 국외 영향이 48%, 국내 배출 52%로 분석됐다.

국외의 미세먼지가 국내로 유입되는 것도 많다. 정부는 평상시 중국, 북한 등을 포함한 국외영향을 30-50%로 추정하고 있다. 고농도시에는 60-80%까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은 미세먼지 배출이 특히 많은 곳이다. 환경부의 2015년 통계를 보면 전국 14개 시·도 가운데 충남도는 경기도 다음으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많다. 충남의 오염원들은 에너지산업연소, 제조업연소, 생산공정, 비산먼지, 도로이동오염원 순으로 많다.

전국적으로는 비산먼지, 도로이동오염원이 가장 많은데 충남 만큼은 사업장과 관련 있는 오염원이 많은 것이다. 특히 굴뚝자동측정기기 부착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전국 36만 1000톤 중 충남이 8만 7000톤으로 1위를 차지하는 오명을 쓰고 있다. 충남은 석탄화력발전소, 대산석유화학단지, 당진철강단지 등에서 배출되는 산업계의 오염물질이 전체의 67.4%를 차지하고 있다.

충남에는 미세먼지의 주범인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60기 중 절반인 30기가 밀집해 있다. 수도권 전기 공급을 위해 가까운 충남 서해안 지역에 화력발전소를 무더기로 건립한 것이다. 태안 10기, 보령 10기, 당진 10기 등 모두 30기의 화력발전소가 매년 각각 수천 톤씩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다.

보령화력 1,2호기는 수명을 넘겨 35년 이상 가동 중인 노후석탄화력으로 다른 발전소보다 65% 이상 더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다. 다행히 봄철 미세먼지 대책으로 보령화력 1,2호기는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간 셧다운(가동중단)에 들어가 있다.

하지만 화력발전소 1-2기를 셧다운 한 것으로는 부족하다. 정부는 미세먼지에 대한 좀 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미세먼지 발생기간 셧다운 발전소를 대폭 늘려야 하며, 수명을 넘긴 보령 1,2호기는 물론 20년 이상된 보령 3-6호기와 태안 1,2호기도 빠른 시일 내 폐쇄해야 한다.

올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기간 화력발전소의 용량을 80%로 제한한 결과 7일간 초미세먼지 총 59톤이 감축됐다. 이는 전국 5등급 경유차량 260만대가 30㎞를 주행했을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에 해당된다. 석탄화력으로 인한 대기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보여주는 통계자료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수 만개의 사업장과 수백만대의 경유차 관리도 중요하지만 석탄화력발전소를 세우는 것이 급선무다.

정부는 전력수급을 빌미로 더 이상 석탄화력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해서는 안된다. 한국의 화력발전소가 2027년부터는 재생에너지보다 가격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연구 결과도 이미 나왔다. 정부는 하루빨리 석탄발전을 감축하고,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탈석탄 로르맵을 내놓아야 한다.

미세먼지와의 전쟁이 더 이상 이어져서는 안된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하루빨리 맑은 하늘을 돌려줘야 한다. 은현탁 충남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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