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시행하는 학교문화예술교육사업 이라는 것이 있다. 이 사업은 예술현장과 공교육을 연계하고 분야별 전문 인력의 초·중·고등학교 방문 교육을 통해 학교문화예술교육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국악, 연극, 영화, 무용, 만화·애니메이션, 공예, 사진, 디자인 등 총 8개 분야의 예술강사를 학교에 파견하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사업이다. 그러다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연극을 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아쉬운 생각을 토로해보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연극교육 수업의 시수에 관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각 학교에서 교육청에 분야별 시수 신청을 하면 교육청에서 신청시수와 예산, 강사 수 등을 고려해 시수를 배분하게 된다. 그런데 유독 대전은 연극 분야 시수에 전국에서 가장 적은 시수를 분배하고 있다. 2019년도 연극분야에 배분된 단순 시수만 살펴보아도 대전 4509시수, 충북 8207시수, 경남 2만0009시수, 인천 8467시수, 전남 1만6563시수, 울산 7468 시수 등이며 강사 1인당 평균 시수도 충북 328시수, 경남 328시수, 인천 282시수, 전남 394시수, 울산 355시수, 그리고 조사한 10곳의 평균 259시수 등과 대전의 180시수를 비교해보면 역시 최저 시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분야 예술교육을 트집 잡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전의 무용은 9316시수로 연극의 2배가 넘는다. 필자는 이러한 현상이 혹시라도 교육청에서 당장의 효과가 나타나는 예술분야만 집중적으로 많이 배분하고 연극처럼 당장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장기적인 기간이 필요한 예술분야는 성과가 없다고 생각해 소홀하지는 않는지 걱정스러운 마음이다. 연극은 금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장기적인 창의력 향상 과정이고 꾸준한 연습을 통해 결과가 나타나는 무한 반복이 필요한 과정이다. 이러한 긴 과정에 오히려 시간을 적게 배분하는 것은 투자대비 결과를 급하게 요구하는 현 시대의 현상을 교육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뿐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했다. 꾸준히 참고 기다려야만 제대로의 결과가 나타날 것이며 특히 연극분야는 길고 긴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윤진영 무대조명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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