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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새싹아 돋아라

2019-04-30기사 편집 2019-04-30 08: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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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를 새싹으로 보고 '새싹이 돋아난다는 의미'로 새싹이 돋아나는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하고, 어린이의 권리를 위해 앞장섰다. 방 선생이 이상적으로 생각한 어린이는 티 없이 맑고 순수하며 마음껏 뛰놀고 걱정 없이 지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속에서 그런 이상에 닿기는 어려웠다. 방 선생은 고통받는 아이들을 안타깝게 생각해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운동을 전개했는데, 그러한 연장 선상에서 어린이날이 만들어졌다. 이후 점점 응집력이 커지는 어린이날의 위세에 민족의식이 고양될까 우려한 일제의 탄압으로 없어졌던 어린이날이 해방 이듬해인 1946년 5월 5일 새로운 어린이날로 지정됐고 오늘날까지 이르렀다.

처음 방 선생이 떨리는 마음으로 어린이날을 만든 것이 1922년이니 돌아오는 어린이날은 벌써 97회를 맞이한다. 강산이 10번 가까이 변하는 시간 동안 어린이의 권리는 그야말로 눈에 띄게 신장했다. 과거와 비교하면 어린이의 인권과 권리가 많이 개선됐지만, 아이들은 바뀐 세상에서 또 다른 형태로 놀 권리를 빼앗기고 있다. 놀이터에서 뛰어 노는 아이를 보기가 힘든 요즘, 학원으로 아이들을 내몰고 싶지 않아도 학원을 가지 않으면 친구를 사귈 수 없다는 부모들의 푸념도 낯설지 않다. 하원 및 하교 후 아이들의 보육과 놀이를 사교육에 많은 비중으로 의탁하게 된 것은 실타래처럼 다양한 이유가 엉켜있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이런 실타래를 풀기 위해 여러 선진국의 사례를 살피고, 아이들의 티 없이 맑은 웃음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복지국가 영국에서는 2008년 '놀이 전략(The Play Strategy)'을 수립했는데 교육기회와 같이 놀이기회도 공평하게 제공할 것을 지침으로 한다. 놀이 전략에 삽입된 어린이 놀이 헌장에는 '모든 어린이는 놀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고, 어린이는 그들의 지역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대전시는 이러한 놀이 헌장 중 '어린이는 놀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라는 내용에 집중해 아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안전한 놀이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솔로몬 로파크, 대전 곤충 생태관, 대전교통문화연수원, 대전어린이회관 등 어린이의 놀 권리를 인정하고, 장려하며 어린이가 관리자가 있는 놀이 시설에서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또 아동보호전문기관을 두어 아동권리교육 사업과 아동학대 예방 및 학대 피해 아동보호 사업을 지원한다.

일상에서의 건강한 놀이를 계속해서 지원하는 한편 방 선생이 아이들을 위해 제정한 제97회 어린이날을 맞아 모든 어린이가 어린이답게 마음껏 놀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어린이날 큰잔치를 5월 5일, 대전시청 남문광장 일원에서 개최할 예정이며, 이날 큰잔치는 오로지 아이들을 위한 행사로 형식적인 기념식을 생략한다. 또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거리퍼레이드, 슈퍼베이블레이드 팽이대회, 파충류체험, 어린이 벼룩시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행사를 기획 중이다.

찬란히 만개했던 벚꽃이 지고, 온 땅에 새싹이 피어오르는 5월이 다가오고 있다. 새싹을 틔우는 마음으로 어린이날을 제정한 방 선생의 사랑이 바람을 타고 실려 오는 듯하다. 이 땅의 모든 어린이가 티 없이 맑고 순수하며 마음껏 뛰놀며 걱정 없이 지내는 모습을 그려본다. 그리는 모습처럼 아이들이 맑고 순수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옆에서 힘을 보태는 것으로 어린이를 사랑한 방 선생의 뜻을 이어갈 수 있기를. 새싹이여, 돋아라.

최시복 대전시 공동체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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