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베니스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이 두 도시의 공통점은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도시라는 점이다. 2016년에 두 도시의 거주민들은 세계인들을 향해 `투어리스트 고우 홈(Tourist Go Home)`이라는 시위까지 한 적이 있다. 진상 관광객들의 눈살 찌푸리는 행태와 치솟는 물가와 집값, 번잡하고 더러워지는 거리는 이곳에서 일상을 영위하는 거주민들에게는 고통 그 자체이다 보니 관광객이 전혀 달갑지 않은 것이다. 급기야 오는 5월부터 베니스는 관광객당 3유로(향후 약 10유로)의 여행세를 받기로 했다 한다. 하루 약 8만 명, 한해 2000만 명의 관광객을 감안한다면 `베니스의 상인` 후손다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넘치던 제주에 최근 관광객 수가 감소하여 `제주에서 한 달 살아보기`와 같은 이벤트도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한다. 모든 유명한 관광지가 그렇듯이 내륙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음식값과 숙박요금, 난개발 등은 제주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어 오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화산섬 제주는 여전히 세계인들에게 일생에 한 번쯤 방문해보고 싶은 꿈의 섬이다.

앞서 예를 든 세 도시 이야기는 실상 그곳 거주민의 고통에 대한 공감보다는 일견 부러운 면이 많다. 특히, 지난 달을 기점으로 2021년까지 내리 3년을 `대전방문의 해`로 잡은 우리 시로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베니스, 바르셀로나, 제주가 겪는 병폐를 반면교사로 삼되 일 년 사시사철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우리 대전만의 매력에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칼국수와 두부두루치기, 도토리묵밥, 성심당과 같은 대전의 대표음식과 한밭수목원, 대청호 길, 이응노미술관, KAIST, 오월드, 대전둘레산길, 장태산 자연휴양림, 계족산 `맨발축제`처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형 관광상품의 발굴과 개발, 장기적으로는 대전만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관광지의 구축도 필요하다. 보문산을 명소화하려는 시의 노력도 그 일환이 될 수 있다.

이 외에도 우리 시만의 매력적인 관광자원을 확충하기 위해 장기, 단기 대책들을 수립하고 재미있고 특색 있는 콘텐츠의 발굴에도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관광은 어찌 보면 가장 대표적인 융·복합 산업이자 4차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이면서 베니스의 예에서 보듯 굴뚝 없는 산업이다. 따라서 우리 지역에 산재해 있는 각종 자원들을 하나로 묶고 연계하기 위해 부처 간, 산업 간, 지역 간 협업과 상생은 필수이다. 이를 위한 관광 스타트업 육성 등 관광비즈니스 지원과 인력양성도 병행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대전이 교통과 숙박, 각종 인프라와 서비스의 성숙도, 시민 삶의 질까지 각 분야의 경쟁력을 두루 갖출 수 있도록, 그리하여 세 도시처럼 대전을 찾는 관광객이 넘쳐나도록, 지금부터 우리만의 매력을 함께 찾고 가꾸어나가자.

정성욱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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