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 아파트에서 입주자대표회의와 일부 입주민 간 비리 의혹을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아파트 일부 입주민들은 입주자대표회의가 받아간 관리비의 불분명한 사용처 등 각종 비리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지난해부터 아파트 관리를 맡은 주택관리업체와 입주자대표회의는 제기된 의혹을 전면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오전 찾은 이 이파트 벽면에는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적어 놓은 벽보 수 장이 붙어 있었다. 벽보엔 입주자대표회의를 비판하는 내용과 각종 관리비 명목으로 받아간 돈의 사용처에 대한 의혹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벽보를 작성한 입주민 A씨는 "2011년 이사를 왔는데 관리비는 전산화가 아닌 수기로 작성해 현금으로만 받았고, 납부했다는 간이 영수증을 받아왔다"며 "주택관리업체가 선정된 이후에도 처음에는 관리비가 종전과 같은 수준이더니 최근엔 2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이 입주민은 지난 19일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는 총회에서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총회가 열리기 전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위임장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몇 몇 위임장의 경우 같은 사람이 서명하고 사인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주택관리업체와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감사를 맡고 있는 입주민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감사를 했는데 문제될 것은 없었다"며 "모든 서류가 관리업체에 보관돼 있는데 확인하지도 않고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관리업체 관계자는 "관리를 맡기 전 입주민들이 낸 관리비는 통장에 적립돼 있었다"며 "지출내역에 대한 영수증도 전산화 작업을 안 했을 뿐이지 수기로 다 돼 있어 문제될 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관리비 부문은 견적서상 제출된 수수료 명목 말고는 추가로 취득한 것은 없다"며 "관리비가 증가한 것은 당시 공사를 했다던지 실비가 발생해 증가했을 것이다. 최근엔 다시 예전 수준으로 돌아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임장이 위조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을 이어갔다. 이 관계자는 "총회를 통한 공식적인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을 제안했지만 당일 일부 입주민들의 반발로 구성이 무산된 것"이라며 "위임장 위조 부문에 대해서도 우리가 봤을 땐 서체가 전부 달랐다"고 해명했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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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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