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지 않는 기름값에 시민 눈총

"세종에 이사온지 2년이 됐지만 한 번도 여기서 주유해본 적 없습니다."

기름 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세종지역 주유비는 인근 도시에 견줘 상대적으로 높아 운전자들의 한숨이 깊다.

24일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현재 세종시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445.59원, 경유 1335.76원으로 각각 전날보다 2.67원, 2.83원 올랐다. 같은 날 전국의 평균 유가는 휘발유 1443.80원, 경유 1330.76원으로 세종시보다 낮다.

인근 대전은 휘발유 ℓ당 1444.90원, 경유 1332.43원으로 세종보다 저렴한 편이다. 충남도 휘발유 1440.37원, 경유 1329.13원으로 세종보다 낮았다.

하지만 세종 시민들이 체감하는 기름값은 더 비싸다.

이날 조치원읍의 한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ℓ당 1548원, 경유 1438원으로 전국 평균가를 훌쩍 뛰어넘었다.

대전으로 나가는 길목에 있는 세종시 보람 셀프주유소에서 45ℓ 연료탱크에 가득 주유할 경우 6만 6060원을 지불해야 하지만, 인근 대전시 유성구 하나주유소에서 같은 용량을 주유하면 6만 3810원으로 더 저렴하다.

이날 새롬동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있던 운전자 김세희 씨는 "세종시에서 휘발유 싼 주유소를 찾아다녀 봤지만 마치 짠 듯이 거기서 거기였다"며 "어쩔 수 없이 조금씩만 주유하고 공주나 대전갈 때 기름을 한 가득 넣어온다"고 말했다.

새롬동 주민 박성민 씨도 "사업하는 입장에서 웬만하면 세종 지역 업체를 이용하려고 하는데 다른 도시와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며 "일부러 대전 신탄진까지 주유를 하러 간다"고 말했다.

주유소 관계자는 "신도심은 경쟁이 덜해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이유로 땅값에 웃돈을 얹어 매입했다"며 "초기 비용을 회수하려면 기름 값을 조금 비싸게 책정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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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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