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 교수와 제자간 호흡이 돋보이는 연극 '모딜리아니 특별전'

사진=모딜리아니 특별전 포스터. 사진=사고뭉치 제공
사진=모딜리아니 특별전 포스터. 사진=사고뭉치 제공
지난해 지역 연고 배제, 장르에 대한 관습 탈피를 전면에 내세우며 호기롭게 창단한 `공연창작집단 사고뭉치`가 또 한번 기분좋은 사고를 쳤다.

이번에는 연출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교수와 탄탄한 필력을 자랑하는 제자가 호흡을 맞춰 매력적인 연극 한편을 완성해냈다.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냉정한 평가를 받기도 전에 벌써부터 `물건`이 나왔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기대감을 갖게한다.

사고뭉치는 1일부터 12일까지 연극 `모딜리아니 특별전`을 상상아트홀 무대에 올린다.

이번 연극은 `소풍가다 잠들다`,`철수의 난`으로 전국연극제와 대한민국연극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연출가 김상열 교수(대전대 방송공연예술학과)가 연출을, 대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을 한 바 있는 김미정 작가가 대본을 맡았다.

긴 목과 타원형의 얼굴, 우아하고 애수가 깃든 여인의 초상으로 널리 알려진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부르주아 출신임에도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며 파리의 뒷골목을 전전하다 36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이 젊은 예술가는 `몽마르트르의 보헤미안`이라고 불리며 벨 에포크 시대 가난한 젊은 예술가의 아이콘이 됐다. 무엇보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서른 여섯이라는 짧은 생애 속에 그가 그려낸 독특한 인물화와 함께 그의 아내인 잔느 에뷔테른과의 격정적인 사랑때문이기도 했다. 그가 서른 여섯에 결핵으로 사망한 이틀 후 잔느 에뷔테른은 임신 8개월의 몸으로 집에서 투신 자살을 해서 그의 뒤를 따름으로써, 이 세기의 사랑은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연극은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사랑에 대한 의미를 관객에게 환기시키지 않는다. 모딜리아니의 위작을 만들어 일확천금을 꿈꾸는 화상, 그의 꼭두각시가 되어 위작 작가로 전락할 운명에 처하게 되는 가난한 화가의 이야기와 20세기 가난에 허덕이면서도 예술혼을 불태웠던 파리의 화가들 이야기가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시대를 뛰어 넘어 예술의 존재 가치가 무엇인지를 찾는데 초점을 맞춘다. 관객들에게 가난속에 평생을 살면서도 왜 그들은 예술을 포기하지 않았는지 예술을 한다는 것이 무엇이길래 그들은 그 고난의 삶을 견디어냈을지를 생각해보게끔 메시지를 던진다.

김상열 교수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예술을 하는 모든 사람들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졌을 것이고, 어떤 이는 끝내 해답을 찾지 못하고 눈을 감았을 것이고, 또 어떤 이는 애매모호한 해답으로 위안을 삼으면서 고달픈 삶을 견디어 냈을 것"이라며 "그 답을 찾기 위해 연극은 주 공간인 주인공의 아틀리에를 아무런 제약없이 모딜리아니의 화실로, 때로는 파리의 카페(라삥 아질)로, 그리고 세잔의 갤러리로 오버랩하고, 과거와 현재, 삶과 죽음의 경계선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모딜리아니의 삶과 예술을 현대 화가의 그것과 교차시키면서 특유의 섬세한 연출과 기발한 상상력을 이번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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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딜리아니 특별전 포스터. 사진=사고뭉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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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딜리아니 특별전 포스터. 사진=사고뭉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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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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