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최고의 도서관이 우리 나라에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가슴 떨리는 상상일까? 하지만 그 국가의 국민이 글을 읽지 못하고 해석을 하지 못한다면 도서관의 시설이나 도서의 보유량은 아무 의미가 없다.

리터러시(literacy)는 글을 읽고 해독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데이터 리터러시는 데이터를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데이터 해석 능력을 말한다. 이 것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능력이 아니라 개인에게 필요한 능력이다. 도서관을 과학자나 전문가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개인들이 활용하는 공간이듯이 말이다.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 중심의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공감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 대규모 투자를 통해서 시각화와 BI 등 좋은 분석툴들을 기업이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 분석 능력이 부족한 사용자나 관리자들 때문에 이런 투자는 그 가치나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고자 데이터 과학자들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하둡, R, 파이썬, 통계 등에 능숙한 전문가 들이다. 하지만 대부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다. 사실 기업이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바라는 것은 일시적인 효과가 아니라 꾸준한 변화와 이를 문화적으로 수용했을 때 가져올 수 있는 변혁을 요구하는 것이다.

"소수의 데이터 전문가의 손에 있는 데이터는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겠지만, 다수의 사람들의 손끝에 있는 데이터는 진정으로 변혁을 가져올 수 있다." 라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한다.

우리는 중요한 기술 격차에 직면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데이터 언어를 구사하며 자신감을 갖고 이를 사용하여 게임을 변화시키는 데이터 활용 세계를 만드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런데 어디에도 데이터를 제대로 읽고 해석하고 활용하도록 하는 교육 과정이 갖춰진 곳이 없다. 테크닉을 가르치고 자격증을 따게 만들고 학자를 키우는 교육이 대부분인 것이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그래프는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What`s Going On In This Graph?)란 이름으로 학생들이 그래프를 읽고 숨겨진 인사이트를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데이터 과학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누구나 어느 정도 수준의 데이터 활용 능력이 필요하다. Data Literacy를 위한 교육은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데이터 활용 능력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도구, 학습 및 전략을 제공하는 것이다. 혁신적인 Data Literacy 프로그램은 모든 개인 및 조직이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고 데이터 활용 능력에 적합한 문화를 육성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된 광범위한 학습 옵션을 제공해야한다.

다음은 누구나 알고 있는 훈민정음 서문이다.

"우리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와 서로 맞지 아니해서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할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으니라. 내 이를 가엾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 사람마다 하여금 쉬이 익혀 날로 쓰며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세종대왕은 특권층만의 문자 기득권을 우려하시고, 온 국민이 읽고 쓰고 해석 가능한 문자를 만들어 내셨다. 우리는 이런 소중한 경험을 이미 역사적으로 체험을 했다. 문맹 탈출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젠 Data를 일종의 언어로 바라보고 이를 읽고 쓰고 해석할 수 있는 Data Literacy를 국가차원에서 문화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과 제도가 시급하다.

안동욱 ㈜미소정보기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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