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의견 교환 및 원전 세일즈도... 중앙아 3국 순방마치고 귀국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전(현지시간) 누르술탄 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전(현지시간) 누르술탄 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수도 이전을 주도했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을 만나 `전국이 골고루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국토균형발전에 공감했다.

카자흐스탄 출국 전날인 22일(현지시간) 마지막 공식일정으로 참석한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주최의 친교만찬장에서다.

대통령궁 1층 세레모니얼홀에서 진행된 만찬에는 차기 대선출마가 유력한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의 장녀인 다리가 나자르바예바 상원의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이 수도 이전을 결정하고, 도시 전체를 직접 구상한 것에 대해 평가하며 "우리 정부에서도 전국이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구현하기 위해 국토균형발전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은 "양국이 같은 목표를 지향하고 있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공감을 표했다. 1991년 첫 대선에서 당선된 이후 지난 달 자진 사임할 때까지 장기집권했던 그는 1997년 수도를 기존 알마티에서 아스타나로 천도했다. 초대 대통령의 사임에 따라 권력을 승계받은 토카예프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달 20일 아스타나를 초대 대통령의 이름을 딴 누르술탄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에게 친근감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평소 국토균형발전의 상징으로 세종시를 강조해왔던 만큼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만들겠다는 의지 표명으로도 읽힌다.

만찬에 앞서 1시간여 동안 진행된 면담에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을 공유했으며, 원전에 대한 대화도 나눴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를 이끌고 계신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께 경의를 표한다. 전 세계가 초대 대통령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핵을 내려놓고 경제를 선택하는 게 국민을 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지금 카자흐스탄의 GDP(국내총생산)가 중앙아시아 전체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이런 높은 경제 성장 배경에는 자발적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포기하고 경제 성장을 선택한 초대 대통령의 결단력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런 통찰력 있는 결단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추구하는 한국에 영감을 줬다"고 했다.

이에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은 "(비핵화는) 단순하지만 고귀하고 좋은 것"이라며 "우리는 핵을 포기하면서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또 "지금 (비핵화를) 지연하면 힘들어진다"며 "문 대통령께서 남북관계에서 어려운 과제를 용감하게 시작했다. 저는 모든 면에서 문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원전 건설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화력발전소를 짓기로 했는데 환경적 관점이 달라져 그 자리에 원전을 건설할 생각이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한국이 원전을 짓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은 40년간 원전을 운영하면서 높은 실력과 안정성을 보여줬다"며 "카자흐스탄이 추진하면 한국 참여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7박 8일간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23일 오전 카자흐스탄 누르술탄 국제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 늦게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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