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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사랑] 이 아름다운 봄날의 목련꽃

2019-04-23 기사
편집 2019-04-23 08: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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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이 와서 수많은 꽃들이 우리 수목원 관람객을 즐거이 맞이한다. 어떤 꽃은 아주 예뻐서 멀리서도 잘 보일뿐더러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기도 한다. 그러나 유심히 바라봐야만 자태를 살짝 보여주는 수줍은 꽃도 많다. 눈에 잘 띄는 꽃이든 아니든 소중하기는 마찬가지다.

봄이 오면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고 즐긴다. 나는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지만 듣는 것은 즐겨한다. 특히 목련꽃 노래로는 엄정행의 '목련화'를 즐겨 들었다. 요즘 우리 수목원에 한창 피어있는 아테네 목련의 꽃향기를 맡고 있으면 꼭 단미(사랑스러운 여자)가 그린비(그리운 선비의 준말)를 기다리는듯하다.

우리 수목원을 만든 민병갈 원장은 살아생전 나무를 좋아하셨는데 마지막에는 목련을 매우 좋아하셨다. 서구에서는 목련을 매그놀리아(magnolia)라 부른다. 18세기 프랑스 식물학자 피에르 마뇰(Pierre Magnol)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영어로는 매그놀리아, 불어로는 마뇰리아라고 한다.

지구상에 수많은 식물이 살아왔지만 목련은 백악기 때부터 살아온 꽃이 피는 식물 중 오래된 원시식물에 속한다. 알려진 바로는 목련이 이 세상에 나온 때는 벌과 나비가 출현하기 전으로 그런 까닭에 목련꽃에는 다른 꽃과 달리 꿀샘이 없다.

천리포수목원의 목련 수집은 1972년 대전 만수원에서 함박꽃나무를 들여온 게 시작이다. 외국에서 들어온 첫 목련은 1973년 3월 미국에서 들여온 '워터릴리 별목련'인데 지금도 잘 자라고 있다. 우리 수목원은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목련을 포함해 73종, 840분류군(종류)을 수집·관리 중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런 명성으로 1997년 국제목련학회를 우리 수목원에서 열었고, 내년 4월에는 두 번째로 국제목련학회가 우리 수목원에서 열린다.

내년 세계목련학회를 기회로 수목원에서만 기르는 목련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자신의 집 정원이나 시내 공원에서도 널리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뜻으로 나는 내년 봄 열릴 국제목련학회 구호를 '목련, 수목원의 벽을 넘어서 - Magnolia, beyond the arboretum'로 정했다.

점점 도시화되어 메말라가는 우리네 삶의 환경에서 꽃처럼 소중한 것은 없다. 자연에서 보는 꽃, 도시의 한 귀퉁이에서 보는 꽃 또는 식물원이나 수목원에서 보는 꽃은 의미와 느낌은 다 다를지라도 어느 꽃이나 우리네 마음을 더욱 부드럽고, 촉촉하고 사랑스럽게 만드는 비법을 가지고 있다. 점점 깊어가는 봄날에 잠시 고개를 들어 주변에 널려있는 꽃과의 대화를 권한다.

김용식 천리포수목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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