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공식적으로 검토하지 않아 입장 밝히기 곤란"

대전시청  [사진=대전일보DB]
대전시청 [사진=대전일보DB]
대전도시철도 1호선을 연장해 대전과 세종을 잇는 `대전-세종광역철도`를 건설하겠다는 세종시의 계획에 대해 대전시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전시민들은 대전-세종광역철도 추진 계획을 놓고 찬반 입장을 내는 등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도시철도의 운영주체가 대전이라는 점에서 시가 어떠한 판단을 내릴 지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시는 자체적으로 진행한 공식 검토자료가 없어 현재로썬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앞서 허태정 대전시장이 상생 차원에서 1호선 연장에 동의한다고 밝혔지만 여러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실무적으로는 대전-세종 광역철도가 대전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대전세종연구원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특히 시는 대전-세종광역철도 계획안이 가시화되려면 일단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 안팎에서는 세종시가 시의 건설 부담액을 800억 원으로 추산한 게 타당한지 의문이라는 반응도 있다. 이 노선 중 북유성대로(남세종 IC-호남고속철도 발산고가) 4.4㎞ 구간은 지상 노선인 만큼 500억 원 가량이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이날 발표된 대전-세종광역철도 추진 타당성 조사 용역은 세종시가 자체로 한 것이다. BRT노선과 겹치는 부분도 있다"며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돼야 노선과 건설비 등 구체적인 건설계획을 놓고 본격적인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전-세종광역철도 추진에 따른 이해관계자들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전-세종광역철도 연결 계획이 본격화 되면 대전 원도심 지역 주민들과 택시업계 등의 반발이 본격화될 게 자명하다.

시민들의 입장은 엇갈린다. 자치단체간 상생이 가능하다는 환영입장과 대전지역 인구유출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반대입장이 뚜렷하게 대립한다.

유성구 하기동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44)씨는 "세종과 연결된다면 자치단체간 상생 등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라며 "대전과 세종이 더욱 국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자영업자인 강모(63·동구 효동)씨는 "세종시 출범 이후 대전의 인구가 계속 유출된다고 하는데, 지하철을 연결하면 대전의 인구가 더욱 줄어들 게 뻔하다"며 "차 타고 가면 가까운 거리인데, 이를 연결하자고 수 백억 원에 달하는 혈세를 투입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한편 이춘희 세종시장은 19일 대전도시철도 1호선을 반석역에서 정부세종청사역까지 14㎞를 연결하고 이 구간에 외삼역·금남역·세종터미널역·나성역·정부세종청사역 등 5개역을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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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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