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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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의 최우선 가치는 바로 `안전`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력 안전 연구 1번지`로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원자력 안전을 달성하고자 다양한 원자력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원자력 안전연구의 글로벌 리더,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연구원이 수행하는 안전연구로는 원자력 계통, 시설의 성능 등의 안전성을 규명하는 `열수력 안전연구`가 대표적이다. 열수력은 고온, 고압으로 가동되는 원자로의 냉각 성능을 결정짓는 냉각재의 움직임과 열전달 현상을 의미한다. 열수력 종합효과실험은 기존 원전의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새로운 원전을 설계하고 안전성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핵심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실험이다. 이를 위해 원자력연구원은 열수력 종합효과실험장치 `ATLAS(Advanced Thermal-Hydraulic Test Loop for Accident Simulation)`를 갖추고 있다.

ATLAS는 국내 주력 원자로형인 한국표준형원전(OPR1000)과 신형경수로(APR1400)의 설계 특성을 반영해 제작됐다. 높이는 APR1400의 2분의 1, 체적은 288분의 1로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규모의 시설이다. 실제 원자로와 똑같은 압력과 온도 조건인 최대 185기압, 370℃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냉각재 상실사고, 증기관 파손, 급수관 파손 등 원전 설계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대부분의 사고를 실제와 유사하게 모의 시험할 수 있다. 그러나 ATLAS는 우라늄 핵연료 대신 전기를 이용해 압력과 온도를 끌어올리기 때문에 방사선 사고의 우려는 원천 차단한 것이 특징이다.

ATLAS는 국내 원전 안전성 향상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원자력 안전 분야의 확고한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해 나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ATLAS를 중심으로 한 OECD/NEA(경제협력개발기구 산하 원자력기구)의 원전 안전 국제공동연구인 `OECD-ATLAS` 1차 프로젝트(2014-2017)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2차 프로젝트(2017-2020)를 주관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프랑스, 독일, 중국, 일본 등 11개국 18개 기관이 참여한 연구에서 연구원은 ATLAS에서 실험한 자료를 참여국에 배포하고 실험결과 분석과 해석 방법 정립 등을 통해 공동연구 전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이 국제공동연구는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설계기준초과사고(bDBA) 발생시 나타나는 각종 현상을 유사하게 모의 실험함으로써 사고의 진행 과정을 보다 명확히 규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원전에 전력 공급이 완전히 중단됐을 때 중력과 같은 자연현상으로 냉각수를 공급하는 피동안전계통 등 차세대 안전계통의 성능을 실험함으로써 관련 분야 연구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원자력연구원은 OECD-ATLAS의 성공적인 완료 이후, 연구의 지속적 추진을 바라는 참여국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2017년 `OECD-ATLAS 2차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1차 프로젝트의 참여국 대부분이 2차 프로젝트에도 이어서 참가했으며, 지난 1차 연구와 연계해 설계기준초과사고를 더욱 심도 있게 모의하고, 피동안전계통 분야 연구를 강화하는 등 보다 광범위한 데이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공동연구를 통해서도 세계 원전 안전성 향상은 물론, OECD/NEA 회원국 및 국내 원자력 유관기관 간 협력 강화가 기대된다.

◇원전 사고 최소화를 위한 연구 매진= 원자력 안전연구 분야에서 열수력 분야와 함께 중대사고 연구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연구는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중대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자로 용기 내·외부의 핵연료 용융물, 수소, 방사성 물질 등의 변화를 규명함으로써 사고의 진행 과정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원자로 용기와 건물의 건전성을 강화함으로써 방사성 물질이 환경으로 방출되는 것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대표적으로 격납건물 건전성 평가 종합 실험동(LIFE)에 있는 실험 장치 `SPARC`를 이용, 중대사고 시 발생하는 수소가 격납건물 내에서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규명하고, 이를 안전하게 제어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어 만약의 경우 증기발생기의 세관이 파손돼 핵분열생성물이 누출되는 경우에 대비해서도 다양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또 연구원은 원자력발전소 운영과 비상상황 내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블랙박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 기술은 사고 시 원전 상태를 실시간으로 저장한 후 위성을 통해 발전소 외부로 자료를 전송하면 발전소 외부에서 이동형 시스템을 통해 원격으로 감시할 수 있는 기술로, 고온, 고방사능 등 극한 환경에도 견디는 계측제어시스템인 블랙박스와 함께, 반경 30㎞ 이내 안전한 곳에서 블랙박스가 수집한 내용을 실시간으로 전송받아 모니터링하며 제어까지 가능한 모바일 원격감시제어실로 구성돼 있다. 이 기술은 추가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향후 실제 원전 현장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전성 향상 위한 정량평가 기술 자립= 원전은 우주왕복선처럼 수만 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대규모 복합설비인데다, 사고 통계가 많지 않아 고전적인 통계 기법으로는 모든 안전성을 분석하기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원전을 이루는 부품들 각각이 작동 실패나 고장을 일으킬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모두 분석해서 그 확률을 구한 뒤 이를 결합해서 원전의 안전성을 평가하고 개선해야 할 기기나 계통은 무엇인지,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분석해내는 `확률론적 안전성 평가(PSA) 기법`이 활용된다. 연구원은 그간 국내 원전의 인허가 PSA를 수행하고, 이를 위한 전산체계를 국산화해 기술자립 한 바 있다. 특히 세계 최고속 PSA 정량화 프로그램을 개발, 미국 원자력 산업계 등에 수출하는 성과도 거뒀다. 아울러 초대형 지진, 쓰나미, 슈퍼 태풍 등 극한 재해 관련 리스크 연구, 다수호기에서 동시 발생하는 중대사고에 대한 리스크 평가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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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연료 점검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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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 60주년 기념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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