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청소년 소설

두 소녀의 용기
두 소녀의 용기
홍종의·이규희·원유순 지음/ 답게/ 200여 쪽/ 1만 5000원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이 `청소년 답게` 살기란 만만치 않다. 학교에서는 자율보다 `규제`에 방점을 찍고 집에서도 `아직은 덜 성장한 어린애` 취급이기 일쑤다.

불완전하다는 건 아직은 누구에게 기댈 때라는 뜻이다. 그만큼 여러 방면에서 `가능성`이란 기대감도 있는 시기다.

출판사 답게는 청소년이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청소년 소설 11권을 연달아 출간한다.

이달엔 11권 중 `우리들의 이정표(원유순)`, `비행(홍종의)`, `두 소녀의 용기(이규희)`가 나왔다.

`우리들의 이정표`는 탈선 환경에 놓이는 시골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강원도 시골에는 조손가정이 많다. 생활능력이 부족한 조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청소년이 되면서 또 다른 불안감에 시달린다. 점점 쇠약해져 가는 조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도덕적 의무감과 자유롭게 날고 싶은 욕망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래서 그들은 또래아이들에 비해 훨씬 탈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시쳇말로 흙수저로 태어난 아이들이 맨몸으로 냉혹한 현실에 던져졌을 때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누군가가 그들의 손을 잡아준다면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설령 누군가가 그들에게 손을 내민다 하더라도 그들을 이용하여 부당이득을 취하려는 자가 대부분일 것이다. 안타깝지만 이게 우리 사회의 민낯이다.

그들은 스스로 이정표를 찾아 방향을 잡았다. 기나긴 삶의 여정에서 수도 없는 난관에 부딪히겠지만, 그만한 용기라면 잘 극복하리라는 믿음이 있다.

특성화 고등학교 1학년생인 민철이는 4분 차이로 먼저 태어난 누나, 민지와 쌍둥이다. 쌍둥이지만 항상 1등을 놓치지 않는 민지로 하여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린다.

고교 집중강화반에서도 이탈해 낙오자가 된 민철이가 드론 자격증을 따기 위해 드론 교육원에 들어가 다양한 삶의 사람들과 부대끼게 되며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 `비행`은 이 시대 청소년들의 미래에 대한 질문이자 답변을 담고 있다.

`두 소녀의 용기`는 수많은 강자들에게 몹쓸 짓을 당하고도 겁에 질린 채 혼자 울고 있을 수많은 소녀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이야기다.

세상을 바꾸는 건 어떤 큰 힘이 아니다. 어딘가에 숨어서 침묵하고 있을 또 다른 소녀들이 용기낼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준다. 용기를 내는 순간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고, 앞으로 살아가는 내내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펼 수 있는 자존감을 되찾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세상을 바꾸는 건 어떤 큰 힘이 아니라, 나비의 날갯짓 같은 작은 바람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려는 듯, 이들은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였다"고 전한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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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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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정표
우리들의 이정표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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