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에서 큐(cue)란 동작, 음향, 조명, 장치 등이 바뀌는 특정한 순간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공연을 진행하는 무대감독에 의해 불려지는데 그 순간 각 부분의 담당자들은 사전에 연습된 대로 전환을 진행하게 된다.

조명도 마찬가지로 큐가 떨어지면 다음 큐로 넘어가게 되는데 조명에서의 큐란 `사전에 약속된 특정하게 만들어진 장면`을 의미하며 요즘은 변화되는 시간까지 사전에 입력돼 진행하게 된다.

그런데 큐의 진행에도 시대의 흐름이 반영되어 진다. 요즘 제작되는 공연과 예전에 제작된 공연, 또는 젊은이들이 많이 관람하는 공연과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 등에 따라서 큐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 현대적이고 젊은이들이 많이 관람하는 공연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큐의 수가 많아지고 많은 장면들로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필자가 경험한 공연의 예를 보아도 현대 작품들의 큐는 보통 120개 정도 됐으며 다른 공연의 경우는 보통 약 60개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내는 가장 큰 이유는 현대 사람들이 많은 변화가 없는 장면들에 바로 실증을 느끼고 새로운 장면들을 보고 싶어 하는 욕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린 아이들을 혼자 잘 놀게 하는 방법으로서 TV광고 모아놓은 것을 틀어주면 그 빠른 화면 변화 때문에 혼자서도 잘 논다는 보고가 있었듯이 이러한 현상이 공연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점점 더 빠른 큐의 변화들을 보고 싶어 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공연 중 `윽!`하는 0.5초의 한마디 대사를 위해 큐 2개가 새로 만들어지는 현상들이 생겨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조명의 변화들이 전체적인 공연 주제와 맞으면 자연스럽고 멋진 공연이 되는데 그러한 주제들이 전체적으로 맞지 않으면 보기는 좋지만 동작은 동작끼리 따로 놀고 조명은 또 따로 노는, 한마디로 전체적인 통일이 이뤄지지 않은 부자연스러운 공연이 되고 만다. 때문에 무대조명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주의해야 할 것은 무조건 보기에만 좋은 장면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의 전체적인 주제나 콘셉트(concept)에 맞도록 장면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조명이라면 아마도 보는 관객들이 조명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아주 자연스러운 공연이 되리라 생각한다.

윤진영 무대조명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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