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텅 빈 세종·내포신도시 상가 실태점검] ②불꺼진 빌딩들....부작용 속출

세종시가 상가공실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15일 저녁 8시 30분 쯤 세종시 보람동의 상가 건물 전경으로 빈점포에 불이 꺼져있다. 사진=조수연 기자
세종시가 상가공실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15일 저녁 8시 30분 쯤 세종시 보람동의 상가 건물 전경으로 빈점포에 불이 꺼져있다. 사진=조수연 기자
◇글 싣는 순서 ①세종시, 내포신도시 공실률 `전국 최악` ②불꺼진 빌딩들....부작용 속출 ③대책은 없나?

"불 꺼진 상가가 즐비해 밤에는 길을 걷기가 무섭기도 해요."(세종시 나성동 주민 고태경 씨)

고씨의 우려 섞인 목소리와 같이 15일 오후 8시쯤 세종시청부터 시교육청까지 이르는 금강 수변상가 건물에는 어둠이 짙게 깔렸다. 불 꺼진 빈 점포들에는 임차인을 찾는 현수막만 내걸려 있어 유령도시를 방불케 했다. 저녁 식사시간임에도 일찌감치 문을 닫은 음식점도 종종 눈에 띄었다. 또 다른 건물은 가게가 입점해 있지 않은 층에도 불을 켜놔 빈 점포들이 밖에서도 휑하니 들여다 보였다. 그나마 상가 임대가 나갔거나 문을 연 곳은 공인중개사 사무실이 대부분이었다.

지난해 도담동 한 주상복합 상가에 투자한 A씨는 "상가니까 안정적일 것이라 생각하고 평생 모은 돈을 모아 노후대책용으로 마련한 것이었는데 1년째 텅텅 비어있다"며 "대출이자만 계속 내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원통해서 잠이 안 온다"고 하소연했다.

상가공실 문제가 장기화 되다 보니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 일부 상가는 경매에 올라오고 일정기간 동안 임차료 없이 관리비만 지불하는 `렌트프리` 매물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부동산 114에 올라온 세종시 상가 매물들은 `렌트프리 1년 가능`, `저렴한 급 임대`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한국감정원의 `2018년 4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종시 집합상가 수익률은 0.71%로 전년 동기 대비 0.15% 포인트 떨어져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1.73%, 서울 2.1%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집합상가 임대료도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하면서 전국 최고의 하락폭을 나타냈다.

세종시 3 생활권 보람동 소재 50㎡ 규모의 한 1층 상가는 분양 당시 월세로 350만 원을 책정했지만 현재는 임대료가 절반 가까이 떨어져 170만 원을 밑돌고 있다.

세종시 부동산 관계자는 "상가는 보통 50% 대출을 끼고 분양을 받는데 2년 이상 공실인 상가도 많고 매각도 어렵다"며 "현재는 상가 임대료가 바닥을 친 상황으로 더 이상 내려갈 수도 없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부터 경매 건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올해는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충남 내포신도시 일대 상업지역도 활성화 지역과 비활성화 지역으로 나뉘어 격차가 심한 상황이었다.

15일 오후 8시 30분 충남 내포신도시 일대 상업지역. 건물 곳곳에는 `임대·분양`을 알리는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상권 활성화 지역과 달리 비활성화된 지역의 상가에서는 손님이 많지 않고 한적했다. 간판, 네온사인도 없이 불이 꺼진 상가들도 눈에 띄었다.

낡이 밝은 16일 오전 11시 내포신도시 중심 상업지역 건물 중 2층 이상부터 텅 비어있는 곳이 적지 않았다. 건물 중 인기 있는 1층 상가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비어있는 곳도 드문드문 보였다.

A건물은 2015년 지어졌으나 공실률이 60%에 달하고, B건물은 2017년 준공돼 현재 공실률은 3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건물이 준공됐으나 상가들이 몇 년 째 비어있는 것이다.

내포신도시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내포신도시 내 상가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며 "투자 대비 수익을 내야 하는데 내포신도시의 평균 수익률은 3-3.5% 수준이다. 4% 이상은 돼야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실률이 높은 건물 중 80% 이상인 곳도 있다. 때문에 일부 건물주나 시행사 중 인테리어 비용을 제공하는 등 혜택을 내놓으며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사례도 있다. 내포신도시 인구가 조금씩 늘고 있으나 기업 유치 등을 통해 인구를 유입시켜야 상권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매월 월세를 지급해야 하는 상인들도 손님 유치를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내포신도시의 경우 상가 임대료가 높은 편이다"라며 "공무원만 바라보고 장사할 순 없어 홍성, 예산은 물론 서산, 보령지역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음식점을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원·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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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가 상가공실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15일 저녁 8시 30분 쯤 세종시 대평동 상가 건물 전경. 대부분의 점포가 공실상태로 불이 꺼져 있다. 사진=조수연 기자
세종시가 상가공실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15일 저녁 8시 30분 쯤 세종시 대평동 상가 건물 전경. 대부분의 점포가 공실상태로 불이 꺼져 있다. 사진=조수연 기자
16일 오전 11시 충남 내포신도시 일대 상업지역 건물의 1층 상가가 비어있다. 사진=김정원 기자
16일 오전 11시 충남 내포신도시 일대 상업지역 건물의 1층 상가가 비어있다. 사진=김정원 기자
15일 오후 8시 30분 충남 내포신도시 일대 상업지역 건물의 상가가 비어있다. 사진=김정원 기자
15일 오후 8시 30분 충남 내포신도시 일대 상업지역 건물의 상가가 비어있다. 사진=김정원 기자
15일 오후 8시 30분 충남 내포신도시 일대 상업지역 건물 곳곳에는 `임대·분양`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고 상가가 비어있다. 사진=김정원 기자
15일 오후 8시 30분 충남 내포신도시 일대 상업지역 건물 곳곳에는 `임대·분양`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고 상가가 비어있다. 사진=김정원 기자
세종시가 상가 공실 문제가 장기화 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6일 부동산 114 홈페이지에는 일정기간 임대료 없이 관리비만 납부하는 `렌트프리`를 광고하는 세종시 상가 매물들이 올라와 있다. 사진=부동산 114 캡쳐
세종시가 상가 공실 문제가 장기화 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6일 부동산 114 홈페이지에는 일정기간 임대료 없이 관리비만 납부하는 `렌트프리`를 광고하는 세종시 상가 매물들이 올라와 있다. 사진=부동산 114 캡쳐
세종시가 상가공실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15일 저녁 8시 30분 쯤 세종시 대평동 상가 건물 전경. 사진=조수연 기자
세종시가 상가공실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15일 저녁 8시 30분 쯤 세종시 대평동 상가 건물 전경. 사진=조수연 기자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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