ℓ당 1300원대 초반 자취 감춰...운전자들 유류세 인하 효과 '반짝' 부담만 가중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오는 8월 31일까지 4개월간 연장하되 인하 폭은 다음 달 7일부터 현행 15%에서 7%로 축소하기로 하는 한편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1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오는 8월 31일까지 4개월간 연장하되 인하 폭은 다음 달 7일부터 현행 15%에서 7%로 축소하기로 하는 한편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1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연장 발표에도 기름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유류세 인하 폭은 줄어 들고, 국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운전자들 또한 지난해 유류세 인하 정책이 반짝 효과에 머물렀던 만큼 이번 또한 체감 효과가 적을 것이라며 차가운 시선을 내보이고 있다.

15일 지역유류업계,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정부는 내달 7일부터 4개월 간 유류세율 한시적 인하 조치를 연장한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다만 인하 폭은 종전 15%에서 7%로 축소된다. 당초 유류세 인하 연장 계획은 없었지만 최근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서민·영세자영업자의 유류비 부담이 커지자 정부가 이를 감안해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이에 따른 세금절감효과는 휘발유는 ℓ당 58원, 경유와 LPG부탄은 각각 41원, 14원씩 남게 된다.

지역 유류업계는 이 같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 연장 결정에도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실시한 유류세 인하 정책이 반짝 효과에 머물렀던 데다 이번 연장안도 유류세 인하 폭이 줄어든 채 실시되는 탓에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유류세 15% 인하를 골자로 한 정부 정책은 지난해 11월 6일 실시되며 초반 일시적인 효과를 보였다.

대전지역 보통휘발윳값은 지난해 11월 말 1400원대로 진입한 데 이어 지난 12월 중순에는 1300원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 낙폭이 둔화되기 시작, 지난 1월 중순 ℓ당 1333원대에서 주춤거리다가 지난 2월 1328.3원으로 최저가격을 기록한 후 반등했다. 이후 휘발윳값은 현재까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기름값 인상에는 최근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국제유가의 영향이 크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지난 1월 배럴당 59달러, 지난 2월 64.5달러, 지난달에는 66.9달러로 올랐다. 이달의 경우 지난 10일 기준 70달러 선을 돌파했다.

오피넷은 "지난달 OPEC 원유생산량 감소와 미국 석유제품 재고 감소, 미국의 베네수엘라 추가 제재 등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함에 따라 국내제품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지역 유류업계나 운전자들은 정부의 인하 정책에도 기름값 상승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지역 유류업계 관계자는 "15% 인하된 상황에서도 이렇게 기름값이 오르는 상황인데 이를 7%로 낮춘다면 훨씬 오름 폭이 커질 것"이라며 "정부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탄력세율을 조정해준다면 서민 부담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운전자 김모(34)씨는 "지난 유류세율 인하 당시에도 1개월 정도 잠깐 효과를 봤을 뿐,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기름값이 올랐다. 이번 유류세 인하 연장도 임시방편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이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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