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가계대출 전달대비 2조 9000억 원 증가…공동주택 집단대출 확대, 전세자금 수요 지속이 원인

공동주택 신규 입주에 따른 대출 확대로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소폭 확대됐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증가 폭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자영업자 대출액은 꾸준히 늘어 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지역 금융계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라 가계 대출이 주춤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은행들이 가계대출에서 눈을 돌려 소규모 기업 대출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3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예금은행) 잔액은 834조 1000억 원으로 전월에 견줘 2조 9000억 원 증가했다. 지난 2월 2조 5000억 원 증가와 비교해 소폭 상승한 수준이다.

한은은 공동주택 신규 입주와 관련해 집단대출이 늘고 전세자금 수요가 지속되면서 증가규모가 늘은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가계대출은 지난해 3월 증가규모였던 4조 3000억 원보다는 크게 줄었으며 2015-2018년 3월 평균이었던 4조 2000억 보다도 축소됐다. 이는 9·13 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잇달아 나오면서 대출 수요가 둔화세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됐다.

지역 금융권은 충청지역도 세종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가 주춤하고 있으며, 대전도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서남부권과 둔산동 핵심 공동주택의 오름세가 잠시 멈춘 것으로 봤다.

기업대출은 전반적으로 증가 폭이 감소했다.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 규모는 1조 1000억 원으로 전월이었던 4조 3000억 원에 견줘 축소됐다. 이는 지난해 동월(4조 1000억 원)과 비교했을 때도 줄어든 수치다. 이중 대기업 대출규모는 지난 2월 2000억 원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에는 2조 3000억 원으로 감소 폭이 커졌다.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규모는 지난달 2조 3000억 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이었던 2조 4000억 원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한은은 대기업 대출의 경우 기업들이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일시상환하는 등 계절적 요인에 따라 감소 폭이 커진 반면,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대출은 일부 은행이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영업을 확대하며 증가세가 이어진 것으로 봤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가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할 수 있는 길이 막히다 보니 은행에서는 사업자 대출로 눈을 돌려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는 것 같다"며 "특정한 경제 현상에 따른 것이 아니라 은행권의 내부 전략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환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