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휴먼스토리] ⑭노선호 삼성하우징 대표

"세상은 박사, 석사, 의사들이 이끌어 간다는데 그 위에는 밥사가 있다. 밥을 사는 사람이 진정 따뜻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그 위에는 봉사가 있다. 내가 좀 어렵고 힘들어도 나보다 더 힘든 사람에게 나눔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이 천사라고 생각한다"

대전 유성구에서 현관문 전문제조업체 삼성하우징을 운영하고 있는 노선호 대표는 자신의 나눔 철학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노 대표는 2012년 12월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 대전에서는 7호 회원이다. 노 대표에게 봉사의 의미를 묻자 곧바로 `나의 행복`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봉사를 하기 전까지는 목표를 이뤄도 항상 어딘가 부족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점이 있었지만, 나눔을 체험하면서 마음 속 비어 있던 한 조각이 채워졌다는 것이다. 이어 봉사활동 대상자들이 기뻐하고 고맙다는 표현을 할 때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뿌듯함이 크게 몰려온다고도 덧붙였다.

노 대표는 봉사활동에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고 말한다. 다만 공부나 어떠한 꿈이 있는 이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이를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 우연찮게 봉사활동을 길로 접어들었다는 노 대표는 "소년소녀가장이나 사회생활 적응이 어려운 분들을 소규모 그룹으로 묶어 시설에서 보호하는 그룹홈이라는 제도가 있다. 동네 인근에 그룹홈이 있다는 걸 우연히 알게 돼 봉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노 대표는 10여 년 전 라디오에서 나온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후 본격적으로 나눔 활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 들었던 라디오 프로그램에 지금까지 월 10만 원씩 후원금을 정기적으로 보내고 있다. 이후 동네 주변 독거노인 또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겨울에는 연탄봉사를 진행했으며 명절에는 쌀, 라면 등을 꾸준히 기부해왔다. 그는 "대전 서구 일대에서 형편이 어려운 원주민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가끔은 이분들을 직접 모셔 점심식사를 대접하기도 한다"고 답했다. 노 대표는 이뿐만 아니라 현재 국제 사회봉사 단체인 국제라이온스협회 356-B 지구(태원라이온스클럽)의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이 클럽을 통해서도 집수리, 자장면 급식 등 이웃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왕성한 나눔활동을 펼치던 중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인연이 닿게 된 노 대표는 2012년 11월 착한가게 272호점을 등록한 데 이어 12월에는 아너소사이어티에 발을 내디뎠다. 처음에는 아너소사이어티 규모상 기부할 만한 형편이 되지 못해 가입을 뒤로 미루려 했다. 하지만 곧 생각이 바뀌었다. 지역의 한 교회 장로로도 활동 중인 노 대표는 "처음에는 가진 게 많지 않았던 시기여서 나중에 가입할 생각을 했지만 교회 십일조를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며 "헌금을 내면서 내가 가진 십분의 일을 드리는 대신 기부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러다 보니 지금에까지 오게 됐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의 간절한 기도 덕분이었을까. 이전까지 수차례 어려움을 겪어오던 회사도 점점 발전하기 시작했다. 규모가 커지면서 대전 내 회사 인지도도 높아졌다. 어떤 이들은 아너소사이어티 관련 기사나 광고를 보고 일부러 물어 찾아오기도 한다고. 그는 "원래 대전근교를 위주로 영업했지만 아너소사이어티 가입 이후 성장을 거듭해 현재 전국망을 갖춘 회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밝혔다.

노 대표가 걸어온 나눔의 길은 회사 직원들의 동행으로 더욱 풍요로워졌다. 오히려 직원들의 열과 성이 노 대표를 이끌기도 했다. 3년 전 송년회 당시 회식 자리에서 건넨 한 직원의 말은 그로 하여금 베풂을 이어갈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그는 "평상시 말도 없고 조용하던 한 직원이 우리가 좀 더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 내년에는 봉사활동을 더욱 많이 할 수 있게끔 하자고 말하더라"며 "대개 직원들은 회사 대표가 자신들의 복지에 좀 더 신경 써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데 그 때 그 말을 듣고 오히려 힘을 얻었다. 봉사란 것이 직원들에게도 만족을 주는구나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의 나눔 활동 배경에는 가족력도 자리하고 있다. 노 대표 아내 역시 그에 못지 않게 많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나누기 마니아다. 매월 20곳 가량 되는 불우이웃돕기 단체에 후원을 하고 있으며 가끔은 노 대표와 함께 굵은 땀방울을 흘리기도 한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두 자녀가 방학을 맞아 대전으로 내려올 때면 함께 급식소를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봉사활동만큼은 가능한 한 많이 하라고 독려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자녀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평소에 감정 표현에 서툰 아들도 얼마 전 엄마에게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데도 이렇게 이웃돕기를 꾸준히 실천하는 걸 보니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나도 커서 이웃을 위해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는 말을 했다고.

노 대표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앞으로도 꾸준히 걷는 것이 목표다. 이미 내달에는 장태산에 인근의 한 장애인센터에서 명랑운동회를 열 계획을 세웠다. 그는 "신기하게도 봉사를 시작하면서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누군가 나타나 나를 도와준다. 지금까지 베풀어온 결과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의 보살핌과 주위 사람들의 관심이 나눔의 길을 꾸준히 걸어올 수 있게 한 바탕이며 앞으로도 이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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