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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프리즘] KBS에 묻는다

2019-04-10기사 편집 2019-04-10 08: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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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 배우 유아인, 소리꾼 이희문(오방신)이 등장하는 '도올아인 오방 간다'가 3월 23일 끝났다. 강연인지 토크 쇼인지 굿인지 헷갈리는 포맷에 강연하다 느닷없이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하는 등 형식, 내용, 편집 모두 문제 많은 방송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방송은 토요일 밤 8시 골든아워에 내놓기 부적절했다.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특별기획'이란 거창한 주제를 담기에 기획, 사실 전달, 편집 모두 미흡했다. 특히 11회, 김용옥의 "이승만 대통령의 묘를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는 발언은 일파만파를 일으켰다. 1980년대 운동권 MT에 와 있는 '추억의 선물'을 준 KBS에 감사드린다.

KBS 1 TV는 시청료로 운영된다. 공영방송은 사실을 균형 있게 내보내고 판단은 국민 몫으로 남겨놓아야 한다. 2019년 지금은 하버드(Harvard) 박사가 국민을 훈도(薰陶)하는 때가 아니다. 영국 BBC, 일본 NHK 같은 공영방송이 이 같은 경도된 방송을 여과 없이 주말에 내보냈는지 먼저 묻고 싶다.

KBS에 묻는다.

첫째, 이 방송을 통해 정치사 비전공자 김용옥이 해방 전후사 공부 많이 한 사실은 알게 됐다. 그가 어떤 견해 가지던 그의 자유다. 하지만 방송 중 그의 논리전개 방식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는 젊은이들의 '인식의 회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천동설이었는데 지동설로 바꾸는 것은 쉽지가 않커던", "70년 지난 오늘에나 와서 도올이 처음 얘기하는 거지,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가 없었어요. 어떠한 지식인도", "그러니까 일(1) 더하기 일(1)은 이(2)라고 하는 것은 보편적 진리에요. 결과적으로 진리의 승리로 갈 수 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콘텍스트로 볼 때 그는 자기주장이 자연법칙 같이 '절대적'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망상(妄想)도 중증(重症)이다. 이 같은 주장이 '개인 의견'이라는 자막조차 방송에 볼 수 없었다. 즉시 유아인이 반론 했다고 KBS는 주장 하지만 무게감이 같을 수 없다. 허탄한 말장난이다. 그렇다면 자연인 김용옥의 주장에 KBS는 동조하는 것인가?

둘째, 팩트(fact) 체크 해보면 김용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점이 한 두 군데 아니다. 더 위중한 문제는 균형감이다. 그는 이승만, 김일성 2차 대전 승전국 미국, 소련의 괴뢰(puppet)라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괴뢰) 이승만에 대해 혹독한 힐난을 했고 (소련 괴뢰) 김일성에 대해 일언반구 없었다. "국민세금 들어간 국립묘지에서 이승만을 파내야 한다"면 '금수산 태양궁전'에 김일성, 김정일 시신은 어떻게 해야 하나? 최소 33만이 아사한'고난의 행군' 기간을 포함해 지금까지 시체부패를 막기 위해 연간 4억 5000만 원 꼬박꼬박 들어갔다 한다. 김용옥은 이를 비판할 용기는 없는가? 그의 핏발 선 눈, 부박한 언사를 보면 다카기 마사오(高木正雄)로 창씨개명하고 5·16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전 대통령, 삼당합당 한 김영삼 전 대통령, DJP연합으로 집권한 김대중 전 대통령 모두 국립묘지에 무사히 있기 어려울 것 같다. 현대사에 다양한 의견과 사관(史觀)이 있을 수 있다. KBS는 김용옥과 다른 견해를 가진 프로그램도 기획, 제작할 결기는 없는가?

셋째, 좌(左)던 우(右)던 정권만 바뀌면 공영방송은 몸살을 앓았다. 부끄러운 일이다. 제왕적 대통령제 아래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이 방송이고 KBS다. 그래서 이 수준의 방송도 꾸역꾸역 해야 하는 KBS에 '연민의 정'도 느낀다. KBS는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김용옥 류(流) 역사철학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것인가?

공영방송은 공공재다. 마지막으로 세계 11위 경제 규모를 가진 대한민국의 격(格)에 맞는 방송을 KBS가 해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린다.

강병호 배재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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