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은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다양한 영역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0년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를 설정하고 2015년부터 지속가능한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후속 목표로 설정해 기후변화를 포함한 환경 문제와 사회·경제적 한계를 함께 극복하며 전 세계가 미래 세대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하도록 하고 있다. 북한 또한 SDGs 달성을 위해 2016년 `유엔전략계획 2017-2021(UN Strategic Framework 2017-2021 DPRK)`을 세워 식량 및 영양안보, 사회개발 서비스, 복원력과 지속가능성, 데이터와 개발관리를 포함한 4가지 우선순위를 선정했다. 이는 북한이 환경을 포함해 지속가능한 발전, 국제사회와의 협력 등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실행할 준비가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할 수 있다.

북한은 기후변화(SDG 13), 수자원(SDG 14), 생태계(SDG 15) 등의 환경악화를 방지하면서 빈곤(SDG 1) 해결, 식량안보(SDG 2) 확보 등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예로, 김정은 정권 하에서 `산림복구전투`라는 구호를 제시하고, 산림 황폐화로 인한 피해를 줄이면서 농업 생산량 증대와 지속가능한 산림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때 지속가능한 산림관리를 위한 경험, 관련 기술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한 관련 교육, 국제학술회의, 워크숍, 국제회의 등에 참석·교류하고 있다. 북한 정부는 산림과 함께 지속가능한 습지자원 이용과 습지 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이 습지 보존을 통해 생활환경 개선과 함께 혜택(이익)을 얻을 수 있음을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북한정부는 국제환경협약과 국제기구에 가입해 환경협력을 위한 능력배양, 인식제고 관련 활동을 국제사회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2004-2007년엔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구환경기금과 평안남도 문덕 철새(습지)보호지역의 보전 및 관리를 위한 능력을 배양했다. 이후 2014년에는 나선(만포, 동번포, 서번포)에서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 위원회(UNESCAP), 한스자이델재단, 국제두루미재단 등과 조류조사와 전문가교육을 진행하는 등 국제협력 활동을 지속한 결과 2017년에는 국토환경보호성이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에 가입했다. 또 2018년 4월 북한은 이동성 물새류 보전과 서식지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에 36번째로 가입했으며, 문덕과 금야를 철새이동 지역으로 지정했다. 2018년 5월에는 문덕과 나선 철새보호지역이 람사르습지로 지정되면서 북한은 170번째 람사르협약 가입국이 됐다. 북한대표단은 이 때 제13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해 북한 내 습지보전 활동과 철새관련 인식제고 활동 등을 소개했고, 2018년 12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진행된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도 참석해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는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 관계자와 면담을 통해 협력 가능사업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북한은 기후변화를 포함해 전 지구적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환경 관련 국제회의 참석하고 있으며, SDGs 달성을 위해 국가전략을 세우고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있다. 또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환경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발전방향으로 남북협력 사업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국제환경 규제에 따른 제도적 기반 개선 지원과 능력배양, 북한이 가입한 국제협약 및 기구의 활동 중 현재 현황과 필요를 고려한 사업 등을 우선순위로 정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남북 간 직접 협력 외에도 SDGs 달성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의 일환이 될 것이라 판단된다.

최현아 한스자이델재단(Hanns Seidel Foundation) 한국사무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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