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체온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면 어떨까?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올법한 이야기지만 현실화되고 있다. 전 세계 연구진들은 사람이 내는 체열을 통해 전기를 만드는 연구를 수행중이다. 국내 연구진이 소재는 물론 전력관리회로, 소자에 이르기까지 인체에 착용해 열을 내는 형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상용화는 3년 내로 보고 있다. 2016년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연구진은 체열을 통해 제곱 ㎝당 20여 ㎼(마이크로와트)/㎠ 수준의 에너지를 획득했다. 이를 국내 연구진이 이번에 1.5배 이상 높여 35㎼/㎠를 달성했다. 팔목에 열전소자를 착용한 상태에서 체열에서 얻은 에너지로 빛이 없는 상황에서도 LED에 불을 켤 수 있게 됐다. 이는 곧 사람의 체열로 지속적인 에너지 수확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더이상 배터리처럼 1회용으로 쓰고 버리는 일이 없어지게 된 것이다. 입을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들이 상용화 되는 시점에서 최대 걸림돌이 항상 전원 문제였던 사실을 고려하면 희소식이다. 향후 본 기술개발은 웨어러블 기술 상용화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에너지로 스마트폰 충전까지는 어렵다. 따라서 주된 용도가 대용량 충전은 아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사람의 땀샘 연구를 통해 여름에 더우면 체온을 내리기 위해 땀샘이 열려 땀이 나고 온도가 낮으면 땀샘이 닫혀 땀이 나지 않는 원리를 벤치마킹 했다고 한다. 체온을 발산하고 흡수하는 구조체 기술인 것이다. 이렇듯 사람의 체온에서 나오는 열을 이용해 전기로 만드는 열전(熱電)소자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사람의 팔목에 밴드형 파스처럼 패드를 붙여 에너지를 얻어 정보까지 표현했다. 세계적으로도 열전소자 개발은 화두다. 연구진은 본 기술이 향후 체온이나 맥박센서 등과 결합해 하나의 소자로 만들어져 데이터를 무선수집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영·유아, 환자의 모니터링이나 애완동물의 위치 모니터링 등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현재 5㎝ x 11㎝크기로 마치 파스처럼 패치를 만들었다. 성인 손목에 패치를 6개 붙여 전압을 증폭시켰더니 배터리 없이 사람의 체온만으로 실제 LED 전광판에 글씨를 선명하게 점등하는 전송실험에 성공했다. 기존 유사한 기술이 있었지만, 상용화 수준의 에너지 출력 성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본 기술이 우리나라가 웨어러블이나 사물인터넷 등 소자용 자가발전 전원기기 분야 세계진출의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길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성과홍보실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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