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름만 들어도 생명의 활기로 대지가 기운차게 약동하는 계절이다. 따사로운 햇살이 연초록 새싹을 재촉하는 봄이 왔건만, 앞만 보고 달려가는 도심의 일상은 좀처럼 계절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있다.

저녁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목, 고운자태를 드러내어 활짝 핀 매화가 눈에 들어왔다. 걸음을 멈추고 아름다운 색채와 향기에 취해 잠시 봄의 정취를 느껴본다.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의 모습과 향기를 뽐내면서도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꽃들의 향연! 이것이 바로 우리시가 펼치는 행정의 지향점이 아닐까!

생명의 봄과 함께 대전의 과학산업도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다. 그 중심은 대한민국 과학산업의 메카인 대덕특구이다. 이곳은 1973년 첫 삽을 뜬 이래 인프라를 꾸준하게 갖추면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중심의 세계적인 과학산업 거점지구로 도약하고 있는 곳이다.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 등 1700여 기관에 6만 90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대덕특구는 반도체, 로봇, 인공위성 분야 등의 성공적인 연구개발로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이끄는 든든한 밑거름이 되어왔다.

이런 대덕특구가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춰 새로운 탄생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각자의 분야에서 실적을 이루며 과학산업 성장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서로가 힘을 모아 대덕특구가 재도약 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더 이상 개별연구에 갇혀서는 미래 성장산업을 이끌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에 우리시는 `대덕특구 재창조`의 비전을 세우고 지금까지 역할에 더해 미래 과학산업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혁신 클러스터로 대덕특구를 육성할 계획이다. 특구 내 연구기관과 벤처기업이 공생하며 성장하는 창업타운 거리를 조성하고, 우수한 자원과 기술을 기업수요에 접목시키는 맞춤형 기술융복합플랫폼을 구축해서 기관 간 소통과 협력의 발판을 제공한다. 연구원과 기업인이 자유롭게 만나 교류하고 의견을 나누는 창업카페 등의 혁신공간도 마련한다. 또한 특구의 관문인 도룡동 일대에 과학마을과 문화 거리를 조성하여 시민이 쉽게 과학을 접하고 체험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런 우리시의 움직임에 과학산업계도 적극 응답하고 있다. 지난 3월 1일 과학기술인 500여 명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과학기술 미래 100년 희망 선언`을 하고 대덕특구 재창조를 통한 대전의 비전을 제시했다. 함께 뜻을 모아 참석한 과학인과 시민은 이날 행사에서 `4차 산업혁명 선도`, `남북 과학기술 교류와 협력 증진`, `대덕특구 재창조를 통한 4차 산업혁명 플랫폼 도시 완성` 등 대전의 미래 100년을 이끌 희망과 의지를 선언하였다.

이정동 서울대 교수는 대한민국의 과학산업의 미래전략을 제시한 책 `축적의 길`에서 미래 성장을 주도하는 사람은 "자기 분야에서 꾸준한 역량을 키우고 개선하는, 기술이 축적된 고수들"이라고 했다.

단언컨대 이러한 `축적된 고수`가 가장 많은 곳이 바로 대덕특구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인적·물적 자원이 풍부한 대덕특구가 서로 협력하고 역량을 발휘 할 때 우리의 미래는 더욱 밝아 질 것이다. 마침 이런 우리시의 `대덕특구 재창조`전략에 맞춰 대통령께서 지난 1월에 방문해 힘을 실어 주었다. 이에 맞춰 특구내 기관장은 물론 실무자들도 서로 소통하며 협력하는 모임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하루 하루 녹음으로 물드는 도시를 보며 그 푸르름에 희망을 더해본다. 우리시가 펼치는 `대덕특구 재창조`사업도 그 하나이다. 봄의 한가운데서 모두가 저마다의 향기와 색채를 띠고 더불어 사는 따뜻한 사회를 소망해 본다.

문창용 대전시 과학산업국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