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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의 민낯 공개하는 '이응노 드로잉의 기술'

2019-04-08기사 편집 2019-04-08 17: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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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까지 대전이응노미술관

첨부사진1이응노, 구성, 1976, 목가구에 조각, 98.5x56x22

서예와 추상화 표현 기법을 섞어 완성한 듯한 '문자추상', 인간 군상을 수묵화 기법으로 군중을 표현한 '군상'.

오늘날 고암 이응노 화백을 있게 한 대표작품들이다.

알듯말듯한 문자, 덩어리진 듯한 시커먼 형체, 그 속에서 각기 춤추는 군중을 볼때마다 미술 애호가들은 궁금하다.

'어떻게 이런 곡선과 문자가 만들어졌을까?'

그동안 대중에게 공개된 이응노의 작품은 곱게 화장을 마친 '완성작'이었지 화장하는 과정에 해당하는 '드로잉'과 '스케치'가 공개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 5일 대전이응노미술관이 일반인에게 공개한 '이응노 드로잉의 기술' 전은 문자추상과 군상이 어떤 연습과정과 노력을 통해 탄생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단서들이 곳곳에 배치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다소 부족한 부분은 미술관이 체계적으로 구축해 온 아카이브 자료로 뒷받침하고, 드로잉과 완성된 조각 작품은 매치해 전시함으로써 전시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에 소개되지 않은 소장품 중 드로잉 및 스케치 약 100점이 공개됐다.

1전시실로 들어서자 군상과 전통기물을 주제로 한 드로잉과 형상화된 조각 작품 및 오브제가 눈에 띄었다. 특히 전통소반에 문자추상을 그린 드로잉과 전통가구는 '고암도 이런 작품을 다 했나?'라는 감탄사가 나올만큼 신선하고 재료와 소재를 가리지 않은 창작열에 다시한번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2전실에서는 문자추상과 서체연습을 토대로 한 드로잉이 전시됐다. 이응노는 한글 뿐 아니라 한자, 아랍서체까지 하나의 언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언어를 형태상 해체하고 재조합했다. 빈 연습장과 한지 외에도 프랑스에서 발간한 신문지 위에 기하학적으로 그린 드로잉을 보면서 실체화 되기까지 수없이 많은 붓질을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머릿속에 저절로 그려졌다. 이는 만세를 부르는 듯한 군중의 율동감 있는 형상들과 문자추상이 어떻게 출발했는지 보여주는 첫번째 단서가 되기도 했다.

3전시실에는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이응노의 풍경 드로잉과 이와 관련한 아카이브 자료를 볼 수 있었다. 풍경 드로잉은 엽서로 제작해도 좋을만큼 기존 이응노의 화풍과 달라 색다른 감을 선사했으며, 그만의 방식으로 표현된 풍경화는 선을 표현하는 그 만의 방식을 엿볼 수 있는 두번째 단서였다.

4전시실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작품 슬라이드를 넘겨볼 수 있도록 환등기가 설치돼 있다. 관람객들이 이응노의 작품과 사진이 담긴 슬라이드를 직접 손으로 넘기며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 국내외에서 작업 중인 이응노의 사진들을 통해 1, 2, 3전시실에서 둘러본 이응노 화백의 작품세계를 스스로 정리해 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이연우 학예사는 "이번 전시는 드로잉을 통해 이응노의 시점에서 세계를 바라보고,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이응노의 작품을 소개하는데 목적이 있다"며 "드로잉이 밑그림을 의미하던 전통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현대적 개념으로 자리잡는 과정을 볼 수 있고, 미완성이 아닌 독립적인 개념으로 해석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6월 30일까지 진행되며, 도슨트 해설은 화요일-일요일 오전 11시, 오후 2시 30분, 오후 4시 30분에 열린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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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이응노, 군상, 1977, 신문지에 수묵, 15x15

첨부사진3이응노, 군상, 1981, 나무, 21x17x8cm

첨부사진4아카이브, 무제, 1949. 남산에서 조기운동 중

첨부사진5이응노, 구성, 1977, 종이에 펜, 30.5 x 23.5cm

첨부사진6이응노, 무제, 1969, 종이에 펜, 33x36.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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