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 뼈는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이 누구였는지, 언제 죽었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어떤 질병을 앓고, 어떤 환경에서 살았는지를 밝혀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고고학, 체질인류학뿐만 아니라 화학, 생물학, 해부학, 고병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옛사람 뼈를 연구하면서 과거의 생활상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축적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화학과 생명과학의 발달로 인해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전 세계적으로 DNA 분석과 안정동위원소 분석 연구 논문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등 양적, 질적으로 크게 성장하였다.

그들은 누구였는가?

옛사람 뼈가 출토되었을 때 그들이 누구였는지를 추적하기 위해서 유전자 분석, 체질인류학적 분석, 얼굴 복원 등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모든 분석에 앞서 우선적으로 진행되는 체질인류학적 분석을 통해서는 피장자의 성별, 연령, 신장, 병리적 양상 등을 추정할 수 있다. 유전자 분석으로는 피장자의 성별과 유전 정보뿐만 아니라 친연 관계, 집단 간 계통 분석, 질병 등에 대한 추적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NGS)과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의 활용으로 신석기시대 사람부터 네안데르탈인까지 전장 유전체(whole genome) 정보를 복원하는 연구 사례도 발표되고 있다. 이 외에도 컴퓨터단층촬영(CT)과 3D 모델 제작으로 피장자의 얼굴을 복원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그들은 언제 죽었고, 무엇을 먹었으며, 어디서 살았는가?

유적지에서 출토된 옛사람 뼈의 동위원소 분석으로는 피장자가 언제 죽었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어디에서 거주했고 이동했는지, 등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복원할 수 있다. 방사성탄소동위원소는 연대측정에 널리 활용되어 온 반면, 탄소와 질소 안정동위원소는 식생활과 생계경제 연구, 스트론튬 동위원소는 거주와 이동에 관한 연구, 산소와 수소 안정동위원소는 고환경 연구의 추적자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옛사람 뼈의 안정동위원소 분석으로 신석기시대 부산 가덕도 장항유적 피장자 집단의 식생활 양상부터 삼국시대 경산 임당 유적 순장자 집단과 주피장자 집단의 영양상태 비교, 조선시대 중·후기 사회경제적 특징을 밝히는 등 과거 생활상에 대한 연구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이렇듯 첨단 과학기술과 학제 간 연구의 접목으로 옛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하여 폭넓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20년 준공 예정인 `출토 유물 분석연구센터(가칭/문지동 소재)`을 통해 옛사람 뼈의 안정동위원소 분석과 유전자 분석뿐만 아니라 옛사람 뼈의 체계적인 보관과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기능 신설로 `옛날의 우리`를 찾는 옛사람 뼈 연구의 새 장을 열어갈 것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 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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