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인다`는 표현은 미술사학자 유홍준 교수의 저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처음 등장한다. 1993년 초판이후 100만권이 넘게 팔리면서 많이 사용하게 된 것. 음악으로 고스란히 접목시키면`아는 만큼 들린다`로 바꿔 말할 수 있겠다. 오케스트라에 대해 알고 관람하면 더 흥미롭고 음악회가 내안에서 더 풍요로워진다. 먼저는 공연장에 조금 일찍 도착해 티켓팅을 마치고 해당 연주 팸플릿에 자세히 기록돼 있는 곡목해설을 읽어주는 센스, 곡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박수와 감상 포인트까지 얻어낼 수 있다. 더불어 팸플릿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오케스트라의 자잘한 고급정보를 공개하고자 한다.

오케스트라에는 많은 악기들이 사용된다. 적게는 15-16종, 많게는 20여종의 악기들이 모여 악단을 이룬다. 현악기, 목관악기, 금관악기, 타악기 등 4개의 악기군이 그룹을 지어 앉는다. 자리배치에도 깊은 의미가 담긴다. 오케스트라는 아름다운 음악을 생산하는 단체이나 그 세계는 냉정하다. 2008년 TV드라마`베토벤 바이러스`를 통해 오케스트라의 많은 정보가 알려졌다. 자리에 따라 서열, 직급, 연봉이 다르다. 앞쪽이나 중앙에 가까울수록 연주 실력이 뛰어나고 따라서 서열도 높다.(대전시향은 뉴욕 필처럼 악장과 수·부수석을 제외한 평단원들 자리는 순환시스템이다) 악기배치는 지휘자의 취향, 음향상태, 연주곡과 곡의 장르 등에 따라서 바뀐다. 주로 현악기의 위치가 달라지며, 객석에서 바라볼 때 왼쪽부터 제1바이올린, 제2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순으로 배치하는 절충식, 첼로와 더블베이스가 제1바이올린 오른쪽에 앉는 유럽식, 첼로가 맨 오른쪽에 위치하는 미국식 배치법 등이 있다. 현악파트 뒤로 목·금관악기가 높은음부터 차례로, 음량이 작은 악기일수록 지휘자와 가깝게 자리한다. 작곡자에 따라 특별한 악기 배치를 주문하기도 한다. 1947년 미국 뉴욕필 지휘자였던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Leopold Stokowski)는 이례적으로 목관을 맨 앞에 두는`업사이드 다운(upside down)`방식을 채택하는 등 온갖 악기배치법을 시도했던 지휘자로도 유명하다. 모든 경우를 차치하고 오케스트라의 자리배치는 전적으로 음악을 읽어내는 지휘자에 달려있다.

김순영 대전시립교향악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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