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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다이어트 이야기

2019-04-02기사 편집 2019-04-02 08: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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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다이어트를 멀게만 생각했다. 키 176㎝에 체중 90㎏ 초반의 과체중이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지냈다. 그러다 2012년,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정밀검사 결과 고혈압과 경계성 혈압 사이를 오가는 수준이었다. 아직 기회가 있었다. 약 대신 식이조절과 체중감량으로 치료 가능한 상태였다. 그래서 인생 첫 번째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이후 이를 악물고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기를 6개월 남짓, 18㎏을 감량하고 허리둘레도 4인치나 줄였다. 혈압도 정상이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 해 겨울, 당시 유행하던 독감에 걸렸다. 아플 땐 잘 먹어야 하기에 다이어트는 비교적 느슨해질 수밖에 없었다. 또 이후 바쁜 일과와 잦은 회식 속에 점차 다이어트와 멀어졌다. 이러기를 4년, 다시 80㎏ 후반 과체중이 됐다. 이른바 '요요현상'이 찾아온 것이다. 다행히 싱겁게 먹는 식습관은 유지하고 있었기에 혈압은 정상이었다. 하지만 그대로 있다가는 머지않아 경계성 혈압을 거쳐 고혈압이 될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두번째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서두르지 않았다. 이를 악물지도 않았다. 관련 정보를 찾고 연구해가며 나름의 원칙을 세워 체계적으로 진행했다. 가능한 몸이 피곤하거나 힘들지 않게 다독여가며 체중을 '조절'했다. '감량'이 아니라 조절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전 체중 최저치를 갱신하고 60㎏ 후반까지 체중을 줄였다. 이후 약간의 조정 과정을 거쳐 70㎏ 초반 대에 안착했고, 지금은 이를 1년 이상 유지 중이다.

다이어트에 대해서라면 영양소/칼로리, 혈당량과 체지방 합성/분해 원리 등 할 이야기가 정말 많다. 이중 필자가 생각하는 첫 번째 키워드는 '상식 탑재'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당연히 지켜야 할 규칙을 준수하지 않는 사람을 더러 우리는 '몰상식'하다고 표현한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다이어트에 몰상식하다면 곤란하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정말 수많은 정보들을 찾을 수 있다. 이 중 어떤 것을 자신의 상식으로 받아들일지는 개인의 선택이다. 우선 알고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지켜야 한다. 이것이 필자가 말하는 상식 탑재다.

두 번째 키워드는 '지속 가능'이다. 탑재할 상식 선택 시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단기간에 많은 체중을 줄이는 다이어트는 대체로 지속하기 어렵다. 필자의 경우, 첫 번째 체중 감량 후 독감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고강도로 진행했던 방식을 계속 이어가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보다는 조금씩이라도 체지방을 줄일 수 있는, 실행 가능한 작은 원칙들을 정하고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실천해 지속 가능한 생활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세번째 키워드는 '건강'이다. 다양한 음식을 통해 적절한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은 원활한 신체 기능 유지를 위한 필수 사항이다. 또 다이어트 중 이상 신호가 온다면 바로 중단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특별히 불편한 증상이 없더라도 체중 감량이 지속될 경우 반드시 몸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체중이 줄어드는 것 자체가 몸이 보내는 하나의 경고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의 직접 목표는 체지방 감소를 통한 체중 감량 이지만, 최종 목적이자 지향점은 우리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것이다.

비만은 다양한 질환의 발생 또는 악화 원인으로 작용한다. 당뇨병, 뇌혈관이나 관상동맥질환 등의 대사성질환이 대표적인 예다. 필자의 전문 분야인 비뇨의학 영역에서도 소변을 자주 보고 잘 참지 못하는 과민성방광, 기침 시 소변을 지리게 되는 복압성요실금 등이 비만에 의해 증상이 심해지고, 전립선암도 비만 남성에서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 오히려 과체중인 사람이 장수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지만, 비만에 의해 위험도가 증가하는 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굳이 다이어트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더라도 몸에 좋은 음식을 적당히 먹고, 체력에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생활습관은 그 자체로 건강 수명을 늘리는 가장 손쉬운 방법일 것이다.

김대경 을지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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