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규 세계축제협회 한국지부 부회장
최상규 세계축제협회 한국지부 부회장
지난 주 대한민국 글로벌축제인 진주남강유등축제가 개최되는 진주에서 `글로벌축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세계축제협회 스티븐 우드 슈메이더 회장, 네델란드 축제공사 요한 모멘 대표, 미국 텍사스주 맥알랜시 조베라 부시장, 싱가포르 테마파크 센토사 축제이벤트 지미왕 총감독, 일본 아키타시 간토축제 가와무라 마사루 차장, 중국 하얼빈시 외사판공실 서광위 부국장 등 글로벌축제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험과 지식을 나눈 글로벌축제 심포지엄뿐만 아니라 각 도시 및 축제 간의 다자간 양해각서를 협약하고 교류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을 약속했다. 진주시의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캐나다 오타와 윈터루드축제, 미국 히달고 보더페스트 등 해외축제의 현장 속으로 진출해 대한민국의 유등과 문화를 알려왔다. 대한민국 최고의 축제에서 세계를 향한 대한민국 글로벌 대표축제를 향한 과감한 행보이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지역축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계적인 축제 육성을 위한 정책을 검토하는 등 글로벌육성축제의 정책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물론 중앙정부의 축제정책을 차치하더라도,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세계의 축제들과 당당히 경쟁하는 선두주자가 나와야 할 시기이다.

중국 하얼빈시의 `하얼빈 국제빙설제의 성공 경영전략` 발표는 국내의 모든 축제기획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관주도의 축제로 경영전략이 경직됐을 거라는 예측을 단숨에 무너뜨렸다. 쑹화강에서 건진 것은 단순한 `얼음덩어리`가 아니라 하얼빈시의 `보석덩어리`였다. 고가의 입장료를 받는 것은 기본이고 요일별, 연령별, 지역별 차등화된 입장료 정책과 각 유료 프로그램과 체험료 부과, 스폰서 유치 등 선진 축제경영전략들이 이미 수년간 적용되고 있었다. 축제장소전략도 타이양다오공원과 자오린공원(兆麟公園), 중양다제(中央大街), 빙설대세계(氷雪大世界) 등으로 분산해 도시 전역에 축제의 파급효과가 미칠 수 있도록 고려하고 있다.

또한 매년 똑같은 눈과 얼음을 소재하기 때문에 자칫 재방문객에 대한 동기부여가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은 매년 테마의 변화를 통해 극복하고 있다. 2007년은 한중수교 15주년을 기념한 한류, 2009년 월트디즈니, 동화왕국 등 주최자 중심의 테마가 아니라 방문객과 세계 언론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들로 구성하고 있다. 이른바 고객지향적인 콘텐츠 마케팅전략이다.

특히 싱가포르 센토사의 지미왕 총감독이 제시한 야간축제를 활용한 야간경제 활성화전략은 매우 시사점이 컸다. 이른바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를 `정상 업무 시간`으로 보는 것처럼 오후 5시부터 밤 9시까지도(9-5 → 5-9) 정상 업무로 간주하고, 야간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고방식의 전환과 지역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축제는 이미 산업이다. 그것도 글로벌 경쟁시장에 노출된 콘텐츠 산업이다. 가깝게는 아시아축제, 멀게는 유럽과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세계의 선진축제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대한민국 축제경영능력을 한 단계 높여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얼음과 보석이 혼재한 대한민국 축제산업. 걸출한 글로벌 보석급 축제를 기다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최상규 세계축제협회(IFEA) 한국지부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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