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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살자

2019-04-02기사 편집 2019-04-02 08:3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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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반대로 읽으면 '살자'입니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은 역으로 보면 가장 살기를 소망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성장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노동시장 유연화가 가속화되는 과정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005년부터 2017년까지 대한민국이 OECD 나라 중 자살률 1위였다는 건 이미 유명한 이야기다. 특히 2012년 통계에서는 OECD 평균에 비해 2.6배 높은 1등이었다. 그리고 2018년에는 OECD 2위를 기록했다.

이것은 자살률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한국보다 자살률이 더 높은 리투아니아가 새로 OECD에 새로 가입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의 자살률은 OECD를 넘어 전 세계 순위에서 최 상위권에 있다. 자살은 현대로 올수록, 즉 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거주하는 사회가 조밀해질수록, 국민소득이 높아질수록 더욱더 심해지고 있다.

자살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자살하는 심정이 오죽할까? 그럼 이들은 세상에 대한 원망이나 분노, 슬픔, 괴로움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것일까?

자살하는 사람들의 상당부분은 고통스러운 상황 때문에 자살하는 것이 아니다.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여기기 때문에 자살한다.

최근 통계를 보면 지난 5년간 우리 사회에서 7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살했다. 시간으로 따지면 40분마다 한 명씩 자살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단양군의 한 주택에서 일가족 3명이 연탄가스에 중독돼 1명이 숨졌다.

단양군의 한 주택에서 남편과 아내, 아들이 쓰러져 있는 것을 친척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아들은 숨졌다.

이처럼 이 가족들은 자살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희망 없는 사회로 여긴 이유가 무엇일까? 그러고 보면 우리 사회를 어떻게 규정할지 궁금해진다.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는 사회라면 죽어서 가는 지옥이 아니라 살아서 경험하는 지옥일 수 있다.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야 알 수 없지만 희망을 발견할 수 없는 현실 때문이라면, 어느 누구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이들이 자신의 고통을 쉽게 표현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상진 지방부 제천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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