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제공
사진=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제공
탄탄한 기획과 꽉찬 합창소리, 드라마틱한 연출이 어우러지면서 볼만한 음악극 한편이 완성됐다.

관객들은 기립했고 환호했으며 박수로 격려했다.

한차례의 공연을 위해 두달여동안 연습에 임했던 130여명의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원과 유벨톤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 스태프들의 표정에도 만족감이 깃들었다.

지난 30일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과 대전예술의전당이 기획하고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열린 콘서트 오페라 오라토리오 `그날의 외침 1919`는 일제 강점기 위대한 독립 영웅 이야기 시리즈 답게 다소 무겁게 출발했다. 애국정신을 전면에 내세웠음에도 유관순 독립만세 운동과 윤봉길 열사의 상하이 홍커우 공원 도시락 폭탄투척 거사, 이를 앞두고 성사된 윤봉길과 김구의 만남 등의 스토리를 통해 어렵지 않은 음악극을 선보였다. 김구, 유관순, 윤봉길 등 일제에 맞서 싸운 그들의 삶과 외침은 합창을 통해 웅장하고 극적으로 재조명했고, 무대는 별도의 무대장치 없이도 조명과 영상만으로도 오페라의 색깔을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19곡에 달하는 창작곡은 스토리라인을 따라 나라를 위해 몸 바친 열사들의 비통함과 군중들의 감격스러움을 넘나들며 극적 긴장감을 높였다. 관객들의 심장박동수를 높인 18번 `그날의 외침`과 19번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의 편곡은 아리랑과 애국가를 절묘하게 교차시키고, 전조로 극의 분위기를 바꾸며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관객들이 일어나 애국가를 따라 부를 수 밖에 없게 연출한 부분은 이번 공연의 취지도 살리고, 자연스럽게 관객과 한 마음을 느끼게 했다는 점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19곡 전체가 창작곡으로 생소한데다, 기승전결 없이 매 장면 장면이 극적으로 이어지다보니 마지막에 터져야 할 포텐의 감동이 다소 반감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 2번 `큰소리로 외쳐라`에서 유관순과 윤봉길, 히데끼, 김구 등 솔리스트들의 소리가 연주소리에 묻혀 부각되지 않고,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다소 컸던 것도 옥의 티다. 오케스트라 피트와 무대와의 거리감으로 연주 사인이 맞지 않고, 안무에서 살짝 어긋남도 있었지만 이는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허태정 대전시장도 75분동안 단 한차례도 자리를 뜨지 않고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 후에는 무대 뒤를 찾아 `감동했다`며 격려했다.

관객들의 환호와 허 시장의 감동 멘트를 들은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천경필 지휘자). 다음 공연을 기대하고, 기다리게 한 것은 오롯이 청소년합창단 스스로 만들어 낸 셈이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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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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