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주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창조물에게 한 가지 이상의 재능(talent)은 부여한다. 그 재능은 곧 그 창조물의 삶의 이유와 목적이 되기도 한다. 여러 가지 능력 중에 유난히 뛰어난 이 재능 하나를 잘 개발 육성시키면 소위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기도 한다. 간혹 주변에 다재다능한 친구들이 있다. 인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장황한 설명의 이유는 친해지면 삶에 유익한 `만능재주꾼`을 소개하고 싶어서다.

남·여간 사랑을 이어줄 때, 우는 아이 달랠 때, 정신적 질환자를 치유할 때, 혼자라서 외로 울 때나 오롯이 솔로를 즐길 때에도 심지어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낼 때나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태아를 위한 교육 등 그 효용가치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버겁다. 우리는 그 친구를 `음악(Music)`이라 부른다.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인간의 말이 먼저일까? 음악이 먼저 일까? 필자의 단순 논리로는, 말은 치아와 혀, 입술의 공동 기능을 통해 이뤄지는 것에 비해 음악은 성대 울림만으로도 가능하기에 음악이 먼저일 것 같다. 사실 음악의 시작에 대해서는 많은 구설(舊說) 들이 있으나 고고학적 연구에서는 `사람이 말로 의사소통을 하기 시작한 때는 약 8만 년 전, 노래 비슷한 것을 흥얼거리거나 외침으로 표현하기 시작한 것은 약 50만 년 전부터라고 한다.`(김형일 著, 코랄커뮤니케이션에서). 인간의 삶에 꼭 필요한 것 일수록 먼저 만들어진다. 어젯밤, 축 처진 스피아민트 허브 화분에 흠씬 물을 주고 아침에 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 팔들을 쭉쭉 뻗어 생기발랄하게 웃고 있다. 인간의 삶에 음악은 다 쓰러져가는 화분에 내려진 시원한 물과 같다. 보호하고 양육해야 한다. 또 소중하게 여길 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사람도 살 수 있다. 경제도 과학도 필요하나 음악은 필수(必須)다. 음악을 포함한 모든 문화예술을 통틀어 `인문학은 선택이 아닌 필수, 그런데 이 소중한 인문학이 국내 대학에서 사라지고 있다. 아니 버려지고 있다. 만능재주꾼 음악은 대체(代替) 불가(不可)다. 필자는 세 장르의 음악을 매우 좋아한다. 클래식(classic), 성가곡(hymn) 그리고 트로트(trot).

김순영 대전시립교향악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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