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코드로 읽는 지구] 김세원 지음·인물과 사상사·308쪽·1만5000원

카카오톡은 2011년 11월 이모티콘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2012년 9월 `카카오 프렌즈`라는 캐릭터 이모티콘을 선보이며 한국 대표 모바일 메신저로 등극했다.

수 많은 모바일 메신저 중에 왜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가 됐을까?`

서양의 모바일 메신저는 메신저 본연의 송수신 기능을 한 반면 카카오톡은 이모티콘의 역할이 컸다.

아시아에서 이처럼 이모티콘이 활발하게 사용되는 이유는 이모티콘이 감정 표출의 통로가 되기 때문이다.

트롬페나스 박사와 햄든터너 게임브리지대학 교수에 따르면 감정 표현에 적극적인 문화와 감정 표현을 절제하는 문화가 있다. 감정 표현을 절제하는 문화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보다는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모티콘도 감정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도구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문화 코드로 읽는 지구`는 세계의 서로 다른 문화를 비교하고, 그 이유를 파헤친 책이다.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일하고 쉬는 방법까지 저마다 문화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인다. 어떤 문화권에서는 당연한 일이 다른 문화권에서는 당연하지 않게 받아들여진다.

저널리스트 출신 비교문화학자인 김세원은 이런 차이를 파헤치고 차이를 넘어 서로 이해하고 타문화의 매력을 받아들이며 서로 어울리는 방법을 설명한다.

맥도날드와 같은 미국의 패스트 푸드와 프랑스의 `프렌치 레스토랑`을 비교한 대목이 흥미롭다. 맥도날드에는 편한 옷차림으로 들어가 감자튀김을 집어 먹어도 될 것 같지만, 프렌치 레스토랑에 갈 때는 테이블 매너, 옷차림 등을 깐깐하게 지켜야 할 것 같다. 이런 차이는 두 나라의 음식에 대한 문화코드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프랑스의 음식 문화는 `쾌락`이다. 오감을 총동원해 음식은 즐기고, 음미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프랑스의 음식 문화는 종합 예술의 형태로 발전했다. 반면 미국의 음식 문화 코드는 `연료`다 미국인들은 자동차에 기름을 넣듯 인간의 몸에 연료를 넣는 것이 식사라고 생각한다. 식사를 하고 나서 프랑스인은 `맛있다`고 말하고 미국인은 `배부르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차이에서 기인한다.

외계인을 바라보는 시각도 문화권에 따라 차이가 난다.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에서 `인간 세계 밖에서 온 존재`는 주로 신선이나 선녀처럼 신비롭고 상서로운 존재로 그려진다. `박씨 부인전`이나 `구운몽`같은 소설부터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까지 이런 전통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에이리언`이나 `프레데터`처럼 외계인을 인간을 위협하는 무서운 괴물로 그린다. 이런 차이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르게 보기 때문에 나타난다. 서양에서는 인간과 자연을 대립하는 관계로 보고 인간이 자연을 정복하고 개발해야 한다고 본다. 때문에 외계인을 흉측하게 그린다. 반면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추구하는 동양에서는 외계인을 우호적으로 바라본다.

저자는 "21세기는 자국 문화의 우월성을 놓고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라 문화의 향유와 공유가 핵심이 되는 시대"라며 "국가는 다른 문화의 장점을 받아들이면서도 자국 문화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유지할 방법을 고민하고 기업은 문화 다양성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로 글로벌 비즈니스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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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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