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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꼼짝 마! 잔류농약

2019-03-26기사 편집 2019-03-26 08: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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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월 18일 대전시민의 식탁이 더 건강해졌다. 이게 무슨 뜬금 없는 소리인가?

대전보건환경연구원이 시민의 식탁에 오르는 농산물에 '꼼작 마! 잔류농약'이라는 선전포고를 했다면 이해가 빠를까? 더 쉽게 이야기하자면, 이제 대전농수산도매시장에서 유통되는 농산물은 매일매일 잔류농약 검사라는 시험을 통과해야만 소비자에게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대전시는 오정과 노은 두 곳에 도매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야채와 과일이 이곳을 거쳐 가정까지 도달한다. 잠깐,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을 더하면 농민들이 열심히 길러낸 농산물은 생산지에서 출하되면 우선 농산물도매시장에 모인다. 이렇게 도매시장에 쌓인 농산물은 모두가 잠든 새벽 치열한 경매를 통해 중소매상에게 넘어가고, 일반 소비자는 이들에게 농산물을 사서 식탁에 올리게 되는 경로이다.

그런데, 경매 전 농산물 사이를 분주히 오가는 사람이 있다. 바로 우리 연구원의 연구사들이다. 제철 채소를 중심으로 매의 눈을 부릅뜨고 잔류농약 검사용 샘플을 수거하는 것이다.

우리 연구원은 노은에 2008년, 오정엔 2017년부터 각각 농수산물검사소를 운영하고 있다. 주된 업무는 '경매 전 농산물 잔류농약 검사'이다. 그간 인력과 장비 등의 한계로 주 2-3회만 실시해 오던 경매 전 농산물 잔류농약검사를 매일 검사로 확대해 잔류농약이 기준치를 넘는 부적합 농산물의 유통을 원천적으로 사전 차단하게 된 것이다.

농산물 경매가 새벽에 진행되기 때문에 수거와 검사를 마치고 부적합판정 농산물 경매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서는 오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쉼 없이 인력과 장비를 가동시켜야 한다. 부적합 농가의 강한 항의와 협박 등으로 직원 사기가 떨어지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하지만 지난 5년간 1만 4300여 건을 검사하여 126건의 부적합 농산물을 적발, 약 6만여t을 폐기한 결과를 보며 더 이상 현실적인 문제로 시민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을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

매일 검사를 통해 더 안전한 식탁을 제공하고 수반되는 문제는 차차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어렵지만 흔쾌히 함께해준 직원들에 고맙고, 시민건강에 최선을 다한다는 숙제 하나를 해결한 것 같아 맘이 한결 가볍다.

이와 더불어 '농산물 잔류농약 사전검사'가 갖는 의미는 알면 알수록 매우 중요하다. 일단 농산물은 유통기간이 짧고 이력 추적이 어렵다. 이는 유통 중인 농산물을 검사해 부적합이 나와도 이미 가정으로 팔려나간 농산물 수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 검사소에서 경매 전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경우엔 다르다. 해당 농가가 출하한 농산물 전체에 대해 경매금지는 물론 압류와 폐기처분뿐만 아니라, 한 달간 출하가 정지되기 때문에 일반 가정으로 가는 길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해 전국 공영도매시장 33곳 중 현재 17곳만 설치되어있는 현장검사소를 2020년까지 전면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식품안전 개선 종합대책'을 2017년 발표했다.

또한 잔류농약에 대해서도 그동안 추진하던 허용기준에 더해 국내 사용등록 또는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된 농약 이외에도 등록되지 않은 농약사용을 금지하는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PLS)'라는 더욱 엄격한 제도를 2019년 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매일 식탁에 오르는 채소나 과일을 보며 잔류농약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흔쾌히 떨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제 대전의 농수산물도매시장을 거쳐 유통된 농산물은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고 당당히 말씀드린다. 앞으로도 '시민이 주인 되는 새로운 대전'을 위해 우리 연구원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약속과 함께….

이재면 대전시 보건환경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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