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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포럼] 미세먼지에 대처하는 과학기술인의 자세

2019-03-26기사 편집 2019-03-26 08: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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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만 해도 영하를 오르내리던 날씨가 어느새 한낮 기온 20도까지 올랐다. 남녘에서 시작한 매화는 이미 전국을 매향으로 물들였고, 겨우내 얼어붙었던 벚나무 가지에도 손만 대면 툭 터질 듯한 꽃봉오리가 통통하게 물이 올랐다. 작약과 수선화 잎도 단단한 땅을 뚫고 새순을 비집어 낸다. 바야흐로 천지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다.

하지만, 요즘은 봄 소식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봄철 더욱 심해지는 미세먼지 때문이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특히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코나 혈관을 통해 뇌로 들어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조기사망까지 유발한다고 하니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증폭된다. '삼한사미'라고, 겨우내 미세먼지로 곤욕을 치렀음에도 해마다 봄이면 찾아오던 황사라는 불청객에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까지 더해 봄이 두려워지는 것이다.

미세먼지는 발생 또는 유입에 대한 원인 규명부터 측정, 저감, 제거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대응해야 해결할 수 있다. 한 국가, 한 지역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국제적인 공조와 협력도 매우 중요하다. 과학기술인의 책무는 이 모든 과정에서 알아내고 해결할 문제가 무엇인지를 찾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일이다.

정부출연연구원도 미세먼지와의 싸움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미세먼지 문제의 해결은 원인과 유입경로를 찾는 일에서 시작된다. 미세먼지가 어디서 생겨나고, 무엇으로 구성돼 있으며, 어떤 경로를 통해 움직이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1차로 생성된 미세먼지와 이들이 대기 중 오염물질과 결합돼 발생되는 2차 오염물질 등 근본적인 발생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미세물질을 실시간 측정 기술과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모니터링 기술, 미세먼지의 원인물질이 화학반응을 통해 변화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챔버를 개발해 미세먼지의 발생과 이동을 밝혀내고 있다.

또 미세먼지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오염물질의 발생 자체를 없애거나 줄이는 것으로, 각종 연료의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2차 화합물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집중해 국내 미세먼지의 38%를 배출하는 산업계의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너지플랜트 융합연구단이 개발한 초미세먼지 및 유발물질 제거 기술은 1, 2차 초미세먼지를 기존 배출량 대비 90% 이상을 줄일 수 있어 미세먼지 배출을 원천적으로 저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발생됐거나 외국에서 넘어온 미세먼지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일도 중요하다. 초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걸러내는 필터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를 붙잡아 가두는 집진 기술이 여기에 속한다. 최근에는 나노 기술까지 동원돼 PM10 크기의 미세먼지 뿐 아니라, 초미세먼지, 초미세먼지의 1/100 크기인 나노미터 입자까지 걸러낼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초미세먼지까지 거르면서도 통기성을 유지하는 특수 소재는 호흡과 활동이 보다 쾌적한 마스크를 제공해 줄 것이며, 재활용 가능한 세라믹 소재의 미세먼지 필터기술은 필터로 인한 2차 환경 오염을 방지해 준다. 미세먼지를 붙잡는 포집기술은 초미세먼지 집진 효율을 90%까지 끌어올려 지하도나 차량 등의 오염된 공기로부터 쾌적한 실내 환경을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정부출연연구원에서 개발되는 이런 기술들을 하루빨리 상용화해 우리나라에 화창한 봄날과 청명한 가을 하늘을 되돌려 주는 것은 물론, 전세계로 수출해 깨끗한 지구 환경에 기여하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한선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정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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