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지구의 날(4월 22일)에 맞춰 기구를 출범시키는 것을 목표로 이번 주초 김숙 전 유엔대사와 환경부차관을 투톱으로 한 추진단을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에 대해선 비난하고 책임을 묻기보다, 끌어안고 전체적인 틀에서 함께 해야 한다며 다양한 외교활동을 통해 국제적 협력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제시했다.

반 전 총장은 범국가적 미세먼지기구 위원장 수락 사실을 발표한 청와대 기자회견 다음날인 지난 22일 충청권 명사들의 조찬모임인 백소회(총무·임덕규 월간디플로머시회장)에서 기구추진 일정 등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그는 우선 "기후변화에 대해선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노력해왔으나, 미세먼지를 직접 다룬 적은 없어 특별한 도전"이라며 "미세먼지는 국내외 인위적 문제가 더 많다고 생각하며, 국제관계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공적 소명을 다한다는 의미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문 대통령이 특별법을 만들어 총리중심의 위원회를 만들었는데, 이를 대통령직속기구로 격상시켜 범국민적 위원회로 만들려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법적으로 구속력 없는 자문기구지만, 법·정치·행정적으로 정부가 (기구의) 결정을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기구는 별도의 사무국을 두고, 미세먼지와 국제분야 등 다양한 분과로 구성될 것이며, 오는 월요일(25일)부터 김숙 유엔대사와 환경부차관을 중심으로 한 추진단이 구체적으로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4월 22일이 지구의 날인데, 그 때를 기점으로 공식 출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정부가 우리보다 10대 이상 더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하고 있지만, 우리 국토에 영향을 주는 것 또한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밀어붙이거나 비난만 해선 안된다. 우리가 할 것을 하면서 끌어안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달 말 보아오포럼에서 리커창 중국총리와의 면담에 이어 4월 시진핑 중국 주석, 5월 독일 앙겔라 총리 등과의 잇따른 회동 일정을 소개하며 "다양한 국제사회 활동을 통해 국제적 협력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선 반 전 총장에 대한 축하와 함께 조언도 잇따랐다.

구월환 전 관훈클럽 총무는 "미세먼지를 다루다 보면, 청정에너지와 원자력발전에 대해서도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며 "범정부차원의 위원회인 미세먼지기구가 이를 어떻게 접근하고 결정하느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고, 중요하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태희 전 한국외교협회장 "미세먼지를 국내문제로 국한해선 안된다. 반 총장에게 이 기구를 맡긴 것은 글로벌 이슈로 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덕담을 건넸으며, 이규진 전 중앙일보 미디어인터내셔널 대표는 "중국은 물론 일본도 이 문제를 논의하는 데 참여시켜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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