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과 야구팬의 염원인 새 야구장 부지가 오늘 발표된다. 인기 프로야구 구단인 한화의 홈구장으로도 활용돼온 이글스 파크는 1964년 지어져 노후했고, 관람석이 적어 불만이 컸다. 여러 차례 리모델링을 거쳤음에도 다른 야구장의 절반 수준인 1만 3000석 규모에 그쳐 신축 여론이 끊이지 않았다.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2024년 완공 목표인 새 야구장의 위치와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니 반갑다. 자치구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됐다는 점을 돌아보면 후유증이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대전시는 입지 선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객관적으로 밝히고, 구(區)들이 승복하는 게 절실하다고 하겠다.

민선 7기 선거과정에서부터 허태정 시장 취임 이후 야구장 후보지는 초미의 관심사가 돼 왔다. 허 시장이 기존 야구장의 증축 공약 대신 신축을 내세우면서 자치구들이 5곳의 후보지를 놓고 사활을 건 유치전을 펼쳐 우려를 키운 게 사실이다. 중구 의원들은 삭발로 시를 압박했고, 동구는 청장 비서실장이 단식을 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사정은 유성구나 대덕구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시가 접근성과 경제성·도시 활성화 효과·입지환경·사업 실현성을 평가해 결정하겠다고 한 만큼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새 야구장은 특정 구의 것이 아니라 시민과 팬을 위한 장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후유증을 최소화하려면 후보지 발표 때 객관성과 공정성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각 구는 물론 시민 모두가 납득할 만한 선정 기준을 제시하고, 필요하다면 평가 점수를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후보지 발표 만으로 끝나서도 안 된다. 시민이 주인이라는 걸 잊지 말고, 건축 및 운영 청사진을 내놓는 게 중요하다. 신축 야구장을 대전시 전체의 경쟁력 강화와 연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제시하기 바란다. 기준과 원칙에 따른 후보지 발표와 더불어 승복과 축하의 자리를 만들어 대전의 새 미래를 열어가는 전기로 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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