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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 노인보호시설, 노후를 의탁하는 대안으로 인식 전환 필요

2019-03-20기사 편집 2019-03-20 08: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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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 사랑하는 우리 님과 / 한 백년 살고 싶어'

가수 남진은 1972년 발표한 이 노래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회식자리에서 이 노래를 즐겨 불렀던 당시 젊은이들의 로망은 나이가 들어 은퇴하면 시골에 내려가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농사를 지으며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47년이 지났다. 청년들은 노인이 됐다. 오늘날 그들이 그리던 노후를 보내는 이는 과연 얼마나 될까. 농사를 지으며 전원생활을 만끽하는 것도 근력이 있고 건강할 때의 얘기다. 야속하게도 노화가 심해지면 혼자서는 생활할 수 없을 정도가 돼버리고 만다. 대가족 시대에는 자녀들이 이러한 부모의 노후를 돌봤다. 하지만 이제 많은 노인들은 자신의 노후를 자녀들에게 의탁하기 힘든 현실이다.

의학의 발달로 평균수명은 늘어났고 대한민국은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노화에 따르는 만성질환과 거동불편이 심화되면 가정의 갈등 또한 골이 깊어진다. 힘에 부친 자녀들은 부모를 노인보호시설에 맡기게 되지만 큰 불효하는 것처럼 마음이 편치 않다고들 한다. 노인 당사자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현대인들이 병원에서 자녀를 출산하는 게 자연스럽듯 이제는 노후생활을 의탁할 대안으로서 노인보호시설을 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려면 노인보호시설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노인보호시설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이를테면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차이 같은 것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요양병원은 의료시설이고 요양원은 생활시설이다. 요양병원을 초창기에는 노인전문병원이라고 했다. 병원이니 당연히 의사와 간호사 등 전문 의료인이 상주하고 의료법이 정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요양병원은 노인성 질환이나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 외과적 수술 후 회복이 필요한 노인이 입원하는 곳이다.

요양원은 요양병원과 흔히 혼동하는 생활시설로 건강보험이 아니라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을 적용받는다. 요양원에 입소하려면 6개월 이상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인정하는 경우 심신상태 및 장기요양이 필요한 정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등급판정기준에 따른 과정이 필요하다. 장기요양등급으로 1-5 등급 판정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요양원에는 의료인이 아니라 요양보호사가 상주한다. 의료가 필요한 경우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기 때문에 한 건물 안에 병원이 있는 시설이 좋다.

요양원과 요양병원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가족들의 성향이나 어르신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몇 가지 기준을 가지고 결정하면 쉽다. 매일 의료진의 처치와 약물투여가 필요하고 응급상황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면 무조건 요양병원으로 가야 한다. 특별한 의료진의 처치가 필요 없는 경우에는 요양원을 선택하면 된다. 또한 요양병원의 간병인 비용을 부담하기 어렵다면 요양원이 유리하다. 요양병원의 간병인은 요양병원 소속이 아니며 외부간병인 용역업체에서 보내주는 인력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요양원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반면 요양원에는 국가자격증을 소지한 요양보호사가 있으며 따로 요양보호사 비용을 내지 않는다. 하지만 장기요양등급이 1-5 등급 이하로 나오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요양원 입소가 어렵다.

노화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노인들에게 이제 노인 보호시설은 필수다. 하지만 현재 노인보호시설은 개선돼야 할 여러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사회가 노인보호시설에 대해 인식을 전환하고 높은 관심을 보여야 상황의 개선을 앞당길 수 있다. 노인보호시설이 노후의 막바지에 인간으로서 존엄을 유지하는 시설로 순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적극 수용할 때다. 이병철 (주)가온누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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