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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발길 끊긴 대전 청년몰…줄줄이 문닫았다

2019-03-19 기사
편집 2019-03-19 18:21:13

 

대전일보 > 기획 >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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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상인들, 지자체의 퍼주기 식 지원에 청년상인들 안일함 지적

첨부사진1대전지역 청년몰의 폐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19일 청년식당들이 위치한 대전 중구 유천시장 청춘삼거리가 텅 비어 있다. 사진=이영환 기자


19일 오전 10시 대전 중구 태평시장 인근. 남문으로 들어가 골목 모퉁이를 두어 번 돌자 '태평청년맛잇(it)길'이라고 적힌 푯말이 눈에 띄었다. 안내 표지판에는 입점 가능한 점포 10곳 중 5곳만이 들어서 있는 것으로 표시돼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영업 중인 곳은 음식점과 공방 등 3곳뿐이었다.

2017년 겨울에 폐업했다는 한 주류판매점 문 앞에는 급수 정지 처분 통지서와 독촉장 등 각종 고지서들이 손잡이에 가득 끼워져 있었고 버려진 냉장 시설 위에는 먼지가 가득했다. 골목 한 켠에는 차림표가 나뒹굴고 있었다. 주변 상인들은 2016년 청년몰이 생긴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폐업을 결정한 가게들이 상당수였다고 말했다.

인근 쌀가게 상인 김기용(55)씨는 "처음 두어 달은 지자체 공무원들도 응원 차 회식을 자주 와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며 "1년도 못 버틴 가게가 대다수. 지자체 지원이 끝난 직후부터는 줄 폐업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영업 중인 가게 중 청년식당 입점 초기 문을 열었던 가게는 1곳도 없었다. 기존 파스타전문점이었던 한 가게는 공방으로 바뀌었으며 보쌈, 소고기 등을 팔던 고깃집 3곳은 2017년 12월 새 주인이 1곳으로 통합해 포장마차로 운영 중이다.

청년몰 10곳이 들어선 중구 유천시장 청춘삼거리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곳은 2000년대 초반 들어 시장 상황이 열악해지면서 각 상점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했다. 이날 돌아본 청춘삼거리 인근 가게 5곳 중 1곳은 폐업한 지 오래였고, 청년식당 역시 10곳 중 3곳만 영업 중이었다. 최초 라면 가게였던 곳은 갈빗집으로, 퓨전일식집이었던 곳은 칼국수 가게로 변해 있었다.

인근에서 추어탕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시장이 완전히 죽은 상황에서 이를 살리려고 청년식당이 들어온 들 버틸 재간이 없었을 것"라고 혀를 찼다.

2017년 동구 중앙메가프라자에 둥지를 튼 청년구단은 그나마 상황이 나았다. 오후 1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지만 전체 테이블 중 절반 가량은 손님들로 차 있었고 휴·폐업한 가게도 15곳 중 2-3곳 수준이었다. 시장 상인들은 청년몰이 지자체 및 유관 기관의 지원에만 기댄 탓에 청년상인들이 가게를 안일하게 운영하기에 이르렀고 폐업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데 입을 모았다.

태평시장 상인 김모(35)씨는 "청년 상인 모집 당시 가게 운영 경험이 있는 대상자로 모집한 것이 아니라 아예 처음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지원이 이뤄졌다"며 "월세나 내부 공사비 등 대부분을 거저 얻는 식으로 영업하다 보니 상인들도 가게를 잘 운영해야겠다는 절실함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몰이 전통시장 내에 위치해 입지적인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50대 초반의 상인 박모씨는 "전통시장은 오후 5-6시만 되도 주변이 어두워지면서 손님 발길이 뚝 끊긴다"며 "일부러 찾아온다고 해도 골목길이 복잡한 탓에 헤매기 쉽다. 이 때문에 청년식당 대부분 방문 고객보다 배달 고객 비중이 훨씬 더 많다"고 설명했다.이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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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대전지역 청년몰의 폐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19일 청년식당들이 위치한 대전 중구 유천시장 청춘삼거리가 텅 비어 있다. 사진=이영환 기자


첨부사진3대전지역 청년몰의 폐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19일 청년식당들이 위치한 대전 중구 태평시장 태평맛청년맛잇(it)길 골목 한켠에 차림표가 나뒹굴고 있다. 사진=이영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