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 대표이사 후임에 지역 정치인이 오르내리는 건 시대착오적이다. 김호 전 대표이사의 퇴진 이후 구단 운영 쇄신과 개혁, 새 리더십을 요구하는 여론이 확산되는 현실에서 선거 공신이 자리를 꿰차는 `엽관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프로축구단 대표이사는 선진적인 구단 운영은 물론 시민과의 소통 강화, 마케팅 등에 이르기까지 축구 철학과 더불어 고도의 행정력이 요구되는 자리다. 한 때 `축구도시 대전`이라는 수식어가 있을 정도로 시민과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시티즌이다. 1부 리그 승격과 함께 경영에 있어 자생력을 갖추어야 하는 등의 과제가 만만찮다.

시민구단인 시티즌 대표이사 하마평에 정치인 출신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걸 보면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 싶다. 전 시의원 S씨는 지난 해 지방선거에서 구청장 후보 경선에서 낙마했고, 현재는 국회의원 상근특보로 임명돼 지역구를 맡고 있다. 전 국회의원 S씨는 2016년 국민의당에 합류해 20대 총선에 출마했고,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 인사들과의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고 한다. 정치 활동을 하는 것이야 본인 자유겠지만 프로축구단 대표로서의 자질이나 능력에는 물음표가 붙을 수 밖에 없다. 정치인 대신 축구와 경영에 밝은 적임자를 인선해서 해야 이유다.

안 그래도 대전시 인사는 허태정 시장이 개방형 직위에 전문성이 의문시 되는 시민단체 출신 인사를 대거 기용하면서 구설수를 자초한 바 있다. 조직 개편을 통해 7자리를 개방형 직위로 바꾼 뒤 측근을 챙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산하기관장 등의 인선을 놓고도 내정설 등이 불거지면서 인사와 관련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정한 평가로 시티즌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만한 인물을 영입하는 게 절실하다. 대표이사 선임을 놓고 또 뒷말이 나온다든가, 중도 퇴진 같은 사태가 발생한다면 팬심은 더욱 멀어지고, 시민 불신만 키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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