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한국, '문 대통령 의혹 철저 규명' 지시 놓고 격돌

국회가 대정부질문을 시작한 19일 오후 본회의장에 의원들이 좌석을 비워 한산한 모습이다. 2019.3.19  [연합뉴스]
국회가 대정부질문을 시작한 19일 오후 본회의장에 의원들이 좌석을 비워 한산한 모습이다. 2019.3.19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19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 접대 의혹` 등을 놓고 재차 격돌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이들 사건을 언급하며 검찰 과거사위 재조사 기간 연장을 지시한 것을 두고서다.

민주당은 이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및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처리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반면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에 대한 흠집내기에 불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버닝썬 사건과 김학의·장자연 사건의 본질은 소수 특권층이 저지른 비리범죄이고 공권력의 유착, 은폐, 왜곡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과 경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한 점 의혹도 남김없이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면서 "이번 사건들을 계기로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고 강조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대검 과거사위 조사단의 활동 기간 연장은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사건과 고 장자연씨 사건에 대한 국민적 의혹과 분노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적절한 결정"이라며 "당시 직속상관이었던 황교안 대표와 민정수석이었던 곽상도 의원이 이번 사건에 얼마만큼 개입되었는지 여부도 분명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박경미 원내부대표도 "이제 국민들의 눈길은 황 대표와 곽 의원으로 향하고 있다"며 "두 사람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발뺌하지 말고 정직하게 답하라"고 촉구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당과 특검·국정조사 추진에 함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격앙된 분위기다. 문 대통령이 `김학의 사건` 등에 철저한 조사를 요구한데 이어 KT 새 노조가 황교안 대표 아들의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한 것은 한마디로 황 대표에 대한 흠집내기라는 것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또다시 과거와의 전쟁 칼날을 뽑았다"며 "잘못된 부분, 궁금한 부분 밝혀야 되지만 이것이 민생파탄, 북핵 문제로 어려워진 안보파탄의 국면에서 대통령이 해야 될 일인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어제 대통령의 지시를 본 많은 국민들은 본인이 먼저 `내 딸 문다혜 출국과 관련해서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국민들은 자신에게 추상 같고 다른 사람에겐 춘풍 같은 그런 대통령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욱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황교안 당 대표는 이 의혹과 관련해 전혀 무관함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면서 "대통령 국정 지지율과 당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니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제1야당 당 대표를 끌어내리려는 수작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김시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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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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