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1차 접종 생후 12개월 이후부터

조은영 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조은영 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최근 홍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대구, 경기(안산, 의정부) 등 우리나라 각지에서 올해 3월 7일 기준 77명의 홍역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특히 대구, 경기 지역에서는 집단 발생이 있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홍역은 발열, 기침, 콧물, 결막염, 홍반성 발진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 홍역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전형적인 경우에는 발진이 이마의 머리선, 귀 뒤, 뺨의 뒤쪽에서 생긴 후 첫 24시간 내에 얼굴, 목, 팔과 몸통 상부, 2일째에는 대퇴부, 3일째에는 발까지 퍼지게 된다. 발진은 나타났던 순서대로 사라지는데, 갈색을 띄고 작은 겨 껍질 모양으로 벗겨지면서 7-10일 내에 소실된다. 대개 별다른 치료 없이 저절로 호전된다. 다만 기관지 폐렴, 중이염 등 합병증이 어린 소아에서 발생할 수 있고, 드물게는 급성 뇌염이 발생할 수 있다.

홍역 바이러스는 주로 호흡기 분비물 등 비말(droplet)에 의해 전파되며 공기 전파도 가능하다. 발진이 발생하기 4일 전부터 발생 후 4일까지 전파될 수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열과 기침, 콧물, 결막염 등 증상이 나타나기까지는 10-12일, 발진이 나타나기까지는 14일(7-21일)이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전염력이 매우 강해 홍역에 대한 면역이 없는 사람이 노출되면 90% 이상에서 감염되므로, 전파를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홍역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접종이며 1회 접종만으로도 93%의 감염 예방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나이에 맞게 적절한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에게는 감염이 될 위험이 낮다.

하지만 면역기능이 저하된 사람, 백신을 접종할 수 없거나 하지 않는 사람 등은 홍역에 노출됐을 때 감염될 위험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생후 12개월 미만에서 MMR 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출생 전 어머니로부터 받은 홍역 항체로 인해 백신의 면역원성이 저해될 수 있어서 MMR 백신 1차 접종을 12-15개월에 하도록 권장한다. 때문에 생후 6-11개월 영아의 경우 백신을 접종하기에는 어리고, 어머니로부터 받은 면역이 낮으므로 홍역에 걸릴 위험이 있다.

최근 국내에서 홍역 집단발생이 보고됨에 따라 지역 사회로의 유행 가능성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홍역에 대한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어 대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다만 일부 예방접종을 받지 못했거나 면역이 약한 고위험군의 경우 홍역에 걸릴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이러한 환자들을 진료하는 의료진은 평소 홍역의 임상 양상을 숙지하고,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빠르게 선제 격리해 추가 전파를 차단해야 한다. 적절하고 적극적인 감염관리 활동이 잘 이뤄진다면, 홍역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조은영 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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