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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사랑] 잘 가꾼 푸른 숲의 선물, 깨끗하고 풍부한 물!

2019-03-19 기사
편집 2019-03-19 07: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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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이 푸른 것은 지구의 70% 이상이 물로 덮여 있기 때문이다. 예부터 문명은 강을 중심으로 발전했고 물은 삶과 문화의 원천이 되는 자원이었다. 또한 군왕의 가장 큰 덕목으로 치수(治水)를 손꼽을 만큼 물 문제는 나라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국가사업이었다. 치수 앞에는 으레 치산(治山)이 붙는데 이는 치수의 근본이 치산, 즉 숲을 만들고 가꾸는 데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국토 전역은 황폐화됐다. 하지만 1970년대 가난하고 힘든 시절을 딛고 전 국민이 노력해 산림복원을 추진한 결과, 세계식량농업기구(FAO) 등 국제기구로부터 황폐지를 복원한 국가로 인정받았다. 이렇게 복원된 숲은 우리에게 큰 선물을 주었다. 1970년대 황폐지 복원사업을 실행한 경기도 양주의 숲은 1980년대에는 계곡에 물이 흐르는 날이 연간 90일에 불과했으나 2000년대에 이르러 연중 물이 흐르는 계곡으로 바뀌었다. 복원 이후에도 무려 30년이 지나서야 물이 흐르는 숲이 됐다는 것이다.

과거 우리 숲은 30년 미만의 생장이 왕성한 나무가 많아 오염된 빗물을 잘 정화했다. 그러나 현재는 산림복원 당시 심은 나무가 40년생 이상으로 생장이 둔화돼 양분 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빗물을 정화하는 능력도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숲은 간벌, 가지치기 등으로 우리가 가꾸어 줄 때 그 능력을 유지하고 양질의 목재도 공급하는 터전이 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수행한 '전국 산림유역 계류수질 조사' 결과 숲가꾸기를 실시한 40년생 낙엽송 숲의 경우 계곡물의 질소 농도는 3ppm에서 0.7ppm으로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숲가꾸기를 통해 숲 속에 어린나무와 풀 등이 늘어나면서 숲 토양의 정화기능과 양분 흡수 능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4대강 수계관리기금의 대부분은 오염시설 관리 등 환경기초 시설과 수변구역의 토지매입에 지출됐다. 연구 결과에서 보듯이 우리가 마시고 쓰는 물의 관리는 숲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4대강 상류의 숲에서 맑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숲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그 이익이 산주들에게 되돌아갈 수 있도록 수계관리기금 사용 영역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숲을 복원하고 가꾸는 것은 우리 당대의 안전과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국토 인프라 구축사업으로서 추진돼야 한다. 숲은 우리에게 물을 다스리는 지혜를 가르쳐 준다. 선진 산림과학 기술을 바탕으로 한 산림복원과 숲 가꾸기 사업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반임과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전범권 국립산림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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